불법 계엄 이후 1년이 지난 12월 3일을 '빛의 혁명 1주년'이라고 부르지만,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은 여전히 칠흑 같은 어둠 속에 갇힌 채 공정한 사고 원인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3일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시민사회단체의 기자회견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 김도희 씨는 발언대에 올라 사고 이후 1년이 다 되도록 진상 규명은커녕 유가족과 조사위원회 사이의 소통조차 막혀 고립된 상태라고 호소했다.
그도 그럴 것이 '셀프 조사' 우려가 제기된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공청회를 독립 조사기구 설립 법안 통과 이후로 미뤄 달라는 유가족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것은, 유가족들이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삭발을 감행하고 노숙 농성을 이어가며 절규한 뒤였기 때문이다.
유가족들은 "이번 사고의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국토교통부가 동시에 조사 주체를 겸하는 현재 체계로는 이해 충돌을 피하기 어렵다"며, 국토부 영향에서 벗어난 독립 조사기구로의 전환이 우선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여객기 참사 1주기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유가족들은 이제야 사고조사 기구 독립을 향한 첫 걸음을 내디뎠지만 이런 더딘 진전은 여전히 가족들을 어둠 속에 머물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