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내란 사태를 겪으면서 한국교회는 일부 극우적 정치 세력과 종교적 신념이 결합되면서 가짜 뉴스 확산이나 혐오와 차별 조장 등 왜곡된 신앙의 민낯을 드러냈습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드러난 유튜브 알고리즘의 정치적 확증 편향은 기독교인들이 뉴미디어를 어떻게 수용해야하는지 질문을 던지게 했습니다.
12.3내란 1년 기획보도, 이번엔 두 번째 순서로 '알고리즘에 빠진 교회'를 최창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2.3 내란 당시 한국교회에서는 유튜브를 통해 확산된 음모론과 가짜 뉴스를 영적인 진실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거짓 정보를 신앙적 신념과 맞바꾼 데는 일부 근본주의 신앙을 지닌 목회자들에게 부여된 과도한 종교적 권위가 한몫했습니다.
[박성철 목사/경희대학교 공공대학원 객원교수]
"근본주의 대형교회를 목회하는 목사들, 셀럽처럼 이름이 나 있는 목사들이 강단이나 모임 같은 곳에서 가짜 뉴스나 거짓을 진짜인 것처럼 설교를 하거나 이야기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영향을 성도들이 받아들이는 거예요. 일종의 종교적 권위의 왜곡된 이해라고 볼 수 있죠."
부정선거론으로 상징되는 왜곡된 정보를 기독교와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진실이라고 믿으며 반대자에 대한 혐오나 폭력을 정당화했습니다.
[박성철 목사/경희대학교 공공대학원 객원교수]
"사회적 소수자들 사회적 약자들에게 혐오나 차별을 공공연하게 내뱉는 사람들은 본인들이 그 대상을 혐오하거나 차별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거예요. 왜곡된 종교의 가치가 들어가서 혐오와 차별을 사랑으로 포장하거나 정의란 이름으로 포장하기 때문에…."
한국교회 교인들이 유독 자신만의 정보에 갇히는 이른바 '필터 버블' 현상에 취약하다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열린 태도로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기보다 특정 목회자의 설교나 신학적인 입장, 정치적인 견해 등을 일방적으로 수용해왔다는 겁니다.
[백광훈 원장/문화선교연구원]
"폐쇄적인 정보 체계가 작동을 하고 있다는 건데요. 이미 익숙한 신학적인 입장, 신앙적인 어떤 견해들, 정치적인 입장들을 확인해 주는 채널만 계속해서 보게 되는 문제들이 있었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제자로서 살아가는 제자도의 길을 강화시킨다기보다는 내 확신을 내 정치적인 생각들을 이제 강화시켜주는 콘텐츠로 축소시켜버리는 것이죠."
[백광훈 원장/문화선교연구원]
"이 콘텐츠가 나의 두려움과 나의 분노를 자극해서 뭘 노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하는 성찰적인 자기 인식이 굉장히 필요하다고 보여지는데 영적 분별력이죠. 이와 같은 것들이 기독교 미디어 리터러시의 특징이라고 저는 보는데 성도들이 자기 성찰을 할 수 있는 그런 교육이 필요하다."
교회가 유튜브 알고리즘에 빠져 한쪽으로 크게 치우지지 않기 위해서는 특정 이념과 신앙을 동일시하지 않는 태도, 다양성을 존중하고 경청하는 문화, 기독교 영성으로 공동체를 세우고 공공선을 추구하려는 자세가 필요해보입니다.
CBS뉴스 최창민입니다.
[영상 기자 이정우] [영상 편집 이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