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전 한국 야구 국가대표 감독이 지난해 7월 논란이 됐던 '고등학교 여교사와 제자 불륜 사건' 속 여교사 A 씨가 자신의 전 며느리임을 밝히며 처벌을 촉구하는 국민 청원을 올렸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류 전 감독은 국회 국민동의 청원 게시판에 '아동복지법 개선 및 수사 기준 강화 요구에 관한 청원'이라는 글을 게시했다.
그는 "고등학교에 재직 중이던 여교사가 당시 자신의 제자인 고3 학생과 학기 중 장기간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온 정황이 존재하며, 그 과정에서 제 손자가 여러 차례 호텔 등에 동행한 사실도 확인됐다"면서 "우리 가족에게 큰 상처와 충격을 안겼다"고 적었다.
류 전 감독은 "불기소 이유에 대해 깊은 의문을 가진다"며 "생일이 지난 3학년 고교생은 교사가 성적 대상으로 삼더라도 처벌받지 않을 수 있다는 대한민국 교육의 큰 허점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또 "어린아이가 부적절한 환경에 반복적으로 동행했음에도 정서적 피해를 '표현하지 못해서' 학대가 아닌 '일반 사례'로 처리된 점과 교육기관들이 윤리적·관리적 책임을 회피했다는 것에 실망을 느꼈다"고 전했다.
게시글에 따르면 조사 과정에서 서울 양천구청 아동복지 팀은 "아이가 해당 남성(남제자)을 삼촌으로 인식했을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해당 고등학교는 "학교는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회피했다.
또 "현재 여교사는 복직 준비까지 하고 있으며, 교육청 역시 아무 문제 없다는 의견을 줬다"며 "손자의 인권 보호와 교육 현장의 안전을 위해 이 문제를 바로잡고자 한다"고 했다.
류 전 감독은 "개인의 형사적 책임을 다투기 위한 것이 아닌 학생과 아동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공익적 요구"임을 강조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께서도 이번 사안의 심각성에 공감하시어 아이들의 안전과 교육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힘을 보태달라"고 호소했다.
지난해 7월, 고등학교의 교사인 A 씨는 자신의 제자와 불륜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았다.
A 씨의 전 남편에 의하면 A 씨는 2023년 초에 육아휴직을 끝내고 복직한 후 종종 말없이 외박해 왔고 학교 밖에서 학생들과도 잦은 모임을 가졌다.
어느 날 그는 '아내의 불륜 현장을 목격했다'는 제보를 받았고, A 씨가 호텔 숙박 비용을 결제한 영수증을 발견했다. 호텔에 협조해 CCTV를 확인해 보니, 영상 속엔 호텔 로비에서 한 남성이 자신의 아이와 함께 있는 A 씨에게 애정 행각을 벌이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조사 결과 해당 남성은 A 씨의 학교 제자로 밝혀졌다. A 씨는 고등학생인 제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는 점에서 성적 아동 학대, 어린아이가 불륜·성관계를 목격하게 했다는 점에서 정서적 아동 학대로 남편에 의해 경찰에 고발당했다.
그러나 지난 11월 14일 서울남부지검이 "A 씨와 제자의 관계가 의심될 만한 정황이 확인됐지만, 남제자가 만 18세가 되는 2023년 9월 이전에 성적 행위가 이뤄진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 "아이(손자)의 정서적 피해가 즉각적·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며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A 씨의 남편은 지난 3일 검찰 결정에 불복해 항고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