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형구 순천시의회의장이 순천시 핵심 현안인 쓰레기 소각장과 관련해 지역 정치권에 사과를 요구하는가 하면 본회의장에서 강 의장 발언을 반박한 동료 시의원에게는 퇴장도 운운하면서 충돌을 빚었다.
강 의장은 지난달 28일 제291회 순천시의회 제2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를 마무리하며 갑자기 연향들 소각장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강 의장은 "의장이, 소각장에 대한 일부 의원들의 행정사무조사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의장 직무유기를 운운하며 의원들이 비난 기자회견을 열었고 본회의에 집단 불참한 행위는 시의원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처사"라고 밝혔다.
이어 "공익보다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소각장 문제에 동조한 정치권 인사들은 이제는 명확한 판결 결과를 직시하고 지난 과오를 솔직히 인정해 28만 시민에게 사과하고 향후 무책임한 동조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발언에 대해 본회의장에서는 "의장 본인이나 잘하라"는 등 동료 의원의 질책성 발언이 터져나왔다.
순천시의회 A의원은 "의장이 행정사무조사 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것은 집행부를 견제·감시하는 의회 본연의 역할과 임무를 저버린 것이며 소각장 1심 판결이 났을 뿐인데 시민 사과를 말하는 것은 불필요한 월권이다. 최종 판결이 났더라도, 의혹 사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기에 사과는 어불성설이고 오히려 그동안 소각장에 대해 소극적이던 의장이 사과하고 자아성찰을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강 의장은 이날 본회의장에서 소각장 발언 직전에, 서선란 순천시의원의 자유발언도 문제 삼았다.
서 의원은 <자유발언을 제한하려는 시도는 의회 규칙과 민주적 절차를 위반하는 일입니다>라는 주제로 자유발언했다.
서 의원은 "자유발언은 어떤 형태의 사전 타당성 심사나 승인 절차를 전제로 하지 않는데, 순천시의회 회의규칙 제28조 제1항에서 '의장은 중요한 관심 사안에 대한 의원의 의견 발표를 위해 10분 이내의 자유발언을 허가할 수 있다'고만 규정하고 있다"며 '사전에 검토받고 허락을 받으라'는 의장의 요구는 규칙에 기반한 절차가 아니라, 규칙을 넘어선 개인적 요구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또 "자유발언은 질의·토론의 대상이 아니며, 타 의원이 내용에 토를 달 수 없고 회의 규칙 어디에도 자유발언을 '질의·토론의 절차'에 포함시켜 두지 않았는데 발언 직후 특정 의원이 검증·심사·평가하는 방식의 발언 또한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이같은 내용으로 자유발언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 "김영진 순천시의원이 지난 본회의에서 제 자유발언 직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사실상 '발언 내용에 대한 문제 제기'를 했기 때문으로, 자유발언을 질의·토론의 장으로 잘못 인식한 발언이고, 이는 회의 규칙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며 "본회의 발언과 의사진행 과정에서의 절차 준수 및 의원 발언권 보장, 자유발언 제도의 취지에 대한 의견 개진 차원"이라고 밝혔다.
강 의장은 서 의원의 이번 자유발언에 대해 맹공했다.
강 의장은 "순천시의회 회의규칙 28조에는 의원이 자유발언을 신청할 경우 발언 취지를 서면으로 신청해야 하며 의장은 허가할 수 있다고 명시해 의장의 재량권을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며 "서 의원의 자유발언 취지가 '순천시 현안에 대해서'라고 제출했는데 이것이 의장의 입장에서 발언 취지라고 볼 수 있겠는가"라면서 "수 차례 보완을 요청했지만 28일 오후 늦게 내용을 적어줬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이 과정에서 서 의원은 "의사 진행 발언 있다"며 강력 반발했고 강 의장은 "서 의원이 또 발언하면 조치하겠다" "의회 직원 여러분 제재하세요" "서선란 의원 퇴장시키겠습니다" 등으로 목소리를 높이며 압박했지만 서 의원은 "제재는 무슨 제재입니까"라는 등으로 반격하며 물러서지 않으면서 본회의장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계속됐다.
일련의 상황에 대해 서 의원은 "자유발언 전, 강 의장이 의원 간담회에서 김영진 의원도 자유발언을 한다며 마치 저와 김 의원간 자유발언자를 단일화하라는 취지로 발언했는데 그런 발언 자체가 압박이 됐고 불쾌했다"며 "결과적으로 김 의원의 자유발언은 없었으며 강 의장의 제 자유발언 보완 요청에 따른 답변도 28일 오전에 제출했는데 강 의장이 28일 오후 늦게줬다며 사실과 다르게 말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