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외국인 주식 14.2조 매도 역대 최대…매도 강도는 '약'

연합뉴스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주식시장 순매도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순매도 강도(시가총액 대비 순매도 규모)도 약한 수준으로 집계됐다.
 
국제금융센터 신술위 책임연구원은 3일 공개한 '11월 외국인, 주식자금 최대 유출, 채권자금 최대 유입'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14조 2천억원 순매도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충격이 전해진 2020년 3월(-12조 9천억원)과 미국이 관세정책을 발표한 지난 4월(–10조 1천억원) 기록을 뛰어넘은 역대 최대다.
 
특히 지난달 21일 하루 2조 9천억원 규모의 순매도는 2021년 2월 26일(–3조원)에 이은 역대 2번째다. 또 11월 중 일일 순매도 규모가 '역대 상위 5위' 내에 포함된 날이 3일에 달했다.
 
이는 인공지능(AI) 버블 경계감과 국내 주가 급등에 따른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 매도세를 촉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 책임연구원은 "올해 1월부터 10월 말까지 주가 상승폭은 한국이 71.2%로 미국(16.3%) 등 글로벌 증시를 크게 상회했고, 이에 따라 외국인이 보유 중인 국내 주식 잔액도 연초 666조 3천억원에서 10월 말 1227조 5천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면서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보유분 가치가 2배 급등하며 한국 주식 비중이 크게 확대하자 매도를 통해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실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시총 대비 순매도 규모인 순매도 강도는 –0.37%로 2000년대 이후 역대 22위다. 앞서 순매도 규모가 5조 1천억원에 불과했던 2013년 6월 –0.4%(15위)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신 책임연구원은 "절대적인 규모면에서는 11월 주식 매도세가 매우 컸으나 이는 올해 들어 국내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이 57.3% 급증하면서 외국인의 거래 규모도 동반 확대한 점에 일부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 잔액은 10월 말 312조 3천억원에서 지난달 말 329조 5천억원으로 17조 2천억원 늘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순유입을 기록했다.
 
한편 신 책임연구원은 그동안 가격 상승 과정에서 레버리지가 누적됐을 가능성을 감안할 때 외국인 주식 투자는 단기간 내 매수 기조로 전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채권 자금은 연말부터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따른 선취매 수요 등으로 안정적인 유입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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