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장성은 '별의 무게'로 책임지는 계급…軍 생존 시험대"

전군지휘관회의 이례적 TV 생중계…"현대사 상흔 속 단죄와 성찰 부족"
"적당주의와 결별하고 시시비비 분별하는 명민한 지성과 용기 택해야"
"단지 명령 따랐을 뿐이라는 태도에 국민은 싸늘…국민의 군대 재건해야"
2040 군구조 개편, 전작권 전환, 복무여건 개선, 사명감 등 강조

안규백 국방부 장관. 연합뉴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3일 "앞으로 우리 군은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적당주의의 유혹과 결별하고, 옳은 것은 옳다, 그른 것은 그르다 말하며 시시비비를 분별할 수 있는 명민한 지성과 쇄신의 용기를 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이날 12·3 불법 비상계엄 1주년을 맞아 국방부에서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주재한 가운데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역사적으로 5·16 군사정변, 12·12 군사반란 등 우리 현대사의 상흔 속에서 철저한 단죄와 성찰이 부족했고 적당히 상처를 덮어버렸기에 또다시 12·3 불법 비상계엄의 비극이 반복되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성은 '별의 무게'를 느끼면서 결심하고 결심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최고의 계급"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헌적 명령을 분별하지 못하고 '단지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는 내란 가담 장성들의 태도는 군에 대한 국민의 시선을 싸늘하게 만들었다"고 짚었다. 
 
그는 "12·3 불법 비상계엄 당시 내가 주요 지휘관이었다면 나는 어떻게 행동했을 것인가"라고 자문해야 한다면서 "이 질문 앞에서 흔들림 없이 자신의 직을 걸고 헌법과 국민에게 충성할 수 있는 사람만이 '국민의 군대 재건'이라는 사명을 완수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지난 7월 장관 취임 이후 △대장 전원 교체와 역대급 중장 인사를 통한 지휘부 쇄신 △내란 관여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 조사 및 감사 △민관군 합동위원회를 통한 군 쇄신의 투명성 확보 △헌법교육 및 부당명령 거부권 법제화 추진 등을 통해 과거와 단절하고 '국민의 군대'로 재건하기 위한 노력을 벌여왔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현 안보 환경에 대해 "더 이상 '엄중하다'는 사치스러운 말로 설명되지 않는다"면서 "지금 우리 군은 한 걸음만 늦어도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감당해야 하는 '생존의 시험대' 위에 서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선, 미래합동작전개념과 싸우는 방법을 재정립하고, 가칭 2040년 군구조 개편을 통해 그에 맞는 병력구조, 부대구조, 전력구조를 한 몸처럼 최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관련해 "수십 년간 축적해 온 우리 군의 노력으로 전작권 전환이 목전에 다다랐다"면서 "전작권 전환은 자주국방을 넘어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뒷받침하는 원동력이자 강력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안 장관은 초급‧중견간부 이탈 등으로 더 절박해진 군 복무여건 개선과 관련해 "장관은 반드시 실질적인 처우‧복지 개선을 통해 나의 청춘과 열정, 꿈, 인생을 다 바칠 가치가 있는 군대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민에게 신뢰받는 첨단 강군으로 나아가는 길에 각군 이기주의나 타성을 자리할 곳이 없다"며 "사명감이 충만한 군대에 국민은 신뢰를 보낸다는 것을 결단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안 장관의 이날 전군주요지휘관회의 모두발언은 이례적으로 TV 생중계로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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