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대북전단 논란에 "사과 생각했지만 '종북몰이' 우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새롭게 선 민주주의, 그 1년' 외신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3일 윤석열 정부 당시 군이 비상계엄 선포의 사전작업으로 대북 전단 살포에 나섰다는 의혹에 대해 "북한에 사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도 자칫 잘못하면 소위 '종북몰이'나 정치적 이념대결의 소재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들어 차마 말을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새롭게 선 민주주의, 그 1년' 외신 기자회견에서 '최근 SNS에 관련 게시글을 올렸는데 북한과의 긴장 완화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사과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물어보니까 다행스럽다 싶기도 하면서 속을 들켰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일 엑스(X, 옛 트위터)에 "계엄 명분으로 전쟁을 개시하려고, 군대를 시켜 북한에 풍선까지 날려", "곳곳에 숨겨진 내란행위를 방치하면 언젠가 반드시 재발한다"며 관련 내용을 보도한 언론 기사를 첨부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의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바늘구멍조차도 없는 상태다. 대화가 완전히 단절됐을 뿐 아니라 대화 통로, 하다못해 비상연락망까지 다 끊어진 상태"라며 소통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일방적으로 유화적 조치를 하는 것 정도"라며 "예를 들면, 대북방송을 중단한다든지 또는 단파 방송을 중단한다든지, 오해될 수 있는 군사적 행동 최소화한다든지 이런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새롭게 선 민주주의, 그 1년' 외신 초청 기자회견에서 질문자를 지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북한은 (자신들의) 체제 보전이 가장 중요한, 또는 최종 과제인데 체제 보전을 보장할 수 있는 것이 미국이지 대한민국은 주요 주체가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그러나 사실은 한반도 상황의 직접 당사자는 대한민국과 북측"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미간 관계가 (남북보다) 먼저 개선되는 것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거나, 문제를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제 판단"이라며 "언제든지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우리가 객관적 상황들을 최대한 조성해 나가겠다. 한미 연합훈련 문제도 그 중 하나"라고 약속했다.
 
최근 상황과 관련해서는 "이번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에서도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기 원했고 기대도 했지만 잘 안 됐다"면서도 "대화 여건 조성에 필요하다면, 또 미국이 전략적 레버리지가 필요하다면 그런 문제들도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고 해줘야 미국도 북한과 협상 또는 대화의 문을 여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진단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언급했던 '피스메이커-페이스메이커'론에 대해서는 근본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끊임없이 환경을 조성하는 조정자로서 역할을 해나가고, 이게 근본적으로는 우리가 주체적으로 한반도문제를 해결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현재로서는"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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