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12·3 불법 비상계엄' 1년이 되는 3일, "국민들께 큰 충격을 드린 계엄의 발생을 막지 못한 데 대해 국민의힘 국회의원 모두는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한다"며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특히 "12월 7일 국민의힘 의원 일동은 입장문을 통해서 비상계엄령 선포로 인해 큰 충격과 불안을 겪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뜻을 표한 바 있고, 이같은 입장은 지금도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가 계엄 1년을 기해 '무(無)사과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취지의 외부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당일 취임 100일을 맞은 장동혁 당대표가 별도 기자회견을 열지 않은 채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을 올린 것과는 대조적이다. 장 대표는 이 글에서 "12·3 비상계엄은 (더불어민주당의)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적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하거나, 또는 참여하지 못한 국민의힘 107명 국회의원들을 대표하여 지난 1년의 시간을 반성하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엄숙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상관의 명령에 따라 계엄에 동원되었다는 이유로 내란가담죄를 뒤집어 쓴 군인 여러분, 내란범 색출명령으로 핸드폰 검열을 강요받은 공직자 여러분, 계엄포고령 처단 대상으로 적시되었던 의료인 여러분, 비상계엄과 이어진 탄핵 정국으로 큰 피해를 본 자영업자 여러분"을 나열했다. 또 "(이들) 모두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계엄 사과를 앞세운 송 원내대표는, 곧이어 다시 이재명정부와 민주당을 겨눴다.
특히 이날 새벽, 계엄 당시 원내대표였던 추경호 의원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점을 두고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고 재차 표현하면서다. 내란특검 수사에 대해서는 "내란몰이 명령을 충실히 이행하는 완전한 정치적 공작수사"라고 거듭 비난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번 구속영장 기각을 계기로 정권의 야당탄압 내란몰이도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정부가 '경제 실정'과 '법치주의 파괴'를 은폐하고자, '내란몰이' 대상을 끝없이 확장하고도 있다고도 비판했다.
그는 정부·여당을 향해 "계엄 1년은 곧 내란몰이 1년이고, 이재명정권 6개월은 곧 국정실패 6개월이었다"면서, "이제 야당을 국정의 파트너로 존중하고 국민통합과 협치 복원을 위해 노력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이재명정권은 12월 3일, 계엄 1년이 되는 날을 마치 축제의 날처럼 여기고 있다. 오늘은 국가적 비극의 날"이라며 "여당도 이제 자중하고 성찰해야 한다. 그것이 12·3 비상계엄 1년의 진정한 교훈"이라고 당정을 질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