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기록관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당시 금남로의 현장을 재구성한 특별전을 열어 1980년 5월21일 집단발포의 진실을 다시 조명한다.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은 12월 3일부터 내년 3월 1일까지 3층 기획전시실에서 개관 10주년 기념특별전 '1980년 5월 21일, 금남로를 보았다'를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금남로를 중심으로 5·18민주화운동 기록물의 가치를 다시 살피고, 기록관의 역할을 확장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시는 프롤로그와 3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는 '금남로'라는 공간과 '1980년 5월21일'이라는 시간성을 결합해 그날의 현장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전시장은 전남도청, 분수대, 시계탑, 상무관, 전일빌딩, 가톨릭센터, YMCA, 관광호텔을 실물에 가깝게 재현해 금남로의 장소성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냈다.
금남로의 하루, 촛점 맞춘 전시 구성
제1부 '1980년 5월 21일 금남로'에서는 20일 오후 차량시위와 계엄군의 무자비한 진압, 광주역 발포 이후 금남로로 모여든 시민들의 움직임을 시간순으로 재구성했다. 계엄군 담화문과 경고문, 시민 궐기문, 김영택·조성호 취재수첩, 장재열 메모 등 다양한 기록물이 함께 전시돼 금남로의 하루를 다층적으로 조망할 수 있게 했다.
제2부 '금남로 기록의 교차'에서는 21일 금남로를 촬영한 영상 자료를 중심으로 사건의 맥락을 추적한다. 2018년 공개된 발굴 영상은 군·경 뒤쪽에서 바라본 시선을 담았고, 올해 새로 수집된 시민 촬영 영상은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두 영상이 교차하며 당시 상황을 입체적으로 확인하는 구조다.
제3부 '금남로를 이해하기 위하여'는 5·18 기록물의 아카이빙 과정과 아키비스트의 역할을 전면에 배치했다. 새로 발굴된 기록들은 기존 서술을 보완하고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며, 5·18을 과거의 사건이 아닌 현재와 미래로 이어지는 '살아 있는 역사'로 재해석하는 기반을 제공한다. 광주의 정체성과 공동체의 의미를 다시 묻는 구성도 특징이다.
올해 기증된 차명숙 컬렉션, 장식의 오월일기, 문제성 영상 관련 자료도 이번에 최초로 공개된다.
김호균 5·18민주화운동기록관장은 "기록은 사건을 증거할 뿐 아니라 기억의 매체로서 과거를 재현하고 새로운 세계를 구성한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그 성격과 의미가 더 확장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