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육사 동기가 본 계엄 "이 XX, 진짜 미쳤구나"

계엄령 선포 순간 '이 XX 미쳤구나' 싶어
국회만 계엄 해제시킬 수…국회로 가자 생각
국회로 달려온 젊은이들에 큰 힘 느껴
육사 동기 김용현,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
尹 당신이 너무나도 부끄럽다…용서 구하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1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최화식(예비역 준장)
 
◇ 김현정> 12. 3 특집으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오늘 2부는요. 작년 오늘 그 긴박했던 밤 온몸으로 불법 계엄을 막아냈던 주역들의 목소리 들어볼 겁니다. 시민 한 분 그리고 여야의 정치인 한 분씩을 차례로 만나보죠. 먼저 계엄 선포 기자회견을 듣자마자 한걸음에 국회로 달려간 시민들 가운데 한 분입니다. 최화식 육군 예비역 준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최화식 준장님, 나와 계십니까?
 
◆ 최화식> 예, 최화식입니다.
 
◇ 김현정> 실례입니다만 군에서 전역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을까요?
 
◆ 최화식> 2014년도에 전역했으니까 군인이라기보다는 시민입니다.
 
◇ 김현정> 실례입니다만 어떤 일 지금은 종사하십니까?
 
◆ 최화식> 사단법인 연구 단체에서 연구소장으로 있습니다.
 
◇ 김현정> NGO에서 근무하시는군요.
 
◆ 최화식> 예.
 
◇ 김현정> 작년 오늘 그 시간에는 어디에 계셨습니까?
 
◆ 최화식> 집에 있었습니다.
 
◇ 김현정> 대국민 기자회견이 있을 거라는 거는 혹시 알고 계셨어요?
 
◆ 최화식> 몰랐죠, 어떻게 알 수가 없죠.
 
◇ 김현정> 그러다가 그럼 TV 생중계는 직접 보셨을까요? 어떠셨습니까?
 
◆ 최화식> 직접 봤습니다.
 
◇ 김현정> 직접 보셨어요? 실시간.
 
◆ 최화식> 제가 잠자리에 들기 전에 TV 이렇게 쭉 한번 돌려보곤 합니다. 특별한 일이 있나 그렇게 보고 있는데 갑작스럽게 윤 대통령이 TV에 등장하더니 담화를 하더라고요.
 
◇ 김현정> TV 기자회견을 한밤중에 한다고 할 때는 무슨 종류 기자회견일 거라고 상상하셨어요?
 

◆ 최화식> 놀라운 일이 있을 것이다 하는 생각을 했는데 계엄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죠.
 
◇ 김현정> 설마 설마 설마 했는데 마지막에 비상계엄이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처음 딱 든 생각이 어떤 생각이셨어요?
 
◆ 최화식> 모든 국민이 똑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아, 이 새끼 미쳤구나. 정말 미친놈이네. 저를 포함한 우리 식구들 다 그랬습니다.
 
◇ 김현정> 사실 그때를 복기해 보면 굉장히 많은 시민들이 이게 무슨 일인가 당황하면서 밖에 나가 있는 식구들 걱정이 돼서 전화 돌리고 문자 보내고 막 그랬단 말이에요.
 
◆ 최화식> 그랬죠.
 
◇ 김현정> 선생님께서는 그 소식을 듣자마자 어떻게 하셨습니까?
 
◆ 최화식> 국회에 가야 한다. 뭐 한마디로 얘기해서 국회로 가서 이 문제를 해결을 해야 된다.
 
◇ 김현정> 국회로 달려가야 한다.
 
◆ 최화식> 예. 저 국회의원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국회만이 비상계엄을 해제시킬 수 있다, 이 상황에서. 그런데 이 계엄을 한 사람들이 국회가 그렇게 의결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 시민들이 가서 국회를 살려내고 국회를 지켜서 계엄을 해제시킬 수 있도록 해야 된다 하는 생각이 저는 자동으로 됐습니다.
 
◇ 김현정> 식구들한테 말하고 바로 가신 거예요? 그래서?
 
◆ 최화식> 그렇죠. 나 국회 가야 돼. 국회가 계엄 해제를 할 수 있어. 3, 4일 동안 집에 못 들어올 거야. 국회에서 있든지 아스팔트에서 있든지 막 싸워야 돼. 배낭 꾸려, 배낭. 날씨 추워질 거야. 그리고 아빠가 도망 다닐 가능성이 있어. 비상금도 좀 준비해줘. 아마 내일 정도면 계엄군들이 나를 체포하려고 집에 들이닥칠 가능성이 높아. 이렇게 하고 저는 옷을 입었죠.
 
◇ 김현정> 자녀분들이 좀 이렇게 말리거나 아버지 좀 참으세요. 이러지는 않았었는지 모르겠어요.
 
◆ 최화식> 둘째 아들이 집에 있었는데 이 사람은 엄청난 보수예요. 그런데 이 계엄 상황에 접해서는 야, 이거 미친놈이네. 하는 얘기를 똑같이 했어요.
 
◇ 김현정> 아드님도?
 
◆ 최화식> 예, 그래서 아빠, 나가는 것이 맞다. 그렇게 얘기를 했고 우리 식구들 막 배낭을 싸고 저는 그때 용인이었는데 용인에 있는 지인들한테 막 전화를 했죠, 옷을 입으면서. 우리 국회 가야 한다.
 
◇ 김현정> 국회 가야 한다. 다 같이 가셨어요? 지인들?
 
◆ 최화식> 그렇죠. 차 한 대 어느 분이 카풀을 해 줘서 그 차 타고 가고 그랬죠. 우리 용인에서 5명인가 왔습니다. 제 전화하고 그래서. 대략 한 11시 10분 내지 20분 정도에 출발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용인에서 지인들끼리 카풀해서 여의도까지 쭉 가 보니 도착을 딱 해 보니 그 상황은 어떻던가요? 현장은.
 
◆ 최화식> 12시 전에 도착을 했어요. 그때 한강 둔치 주차장에 차를 댔을 때 어떤 젊은 커플 한 쌍이 저희들한테 국회를 가려면 어떻게 하냐고 물어보더라고요. 그때 이 사람도 이 새끼 진짜 미친 거죠? 그러면서 그걸 물어봤어요. 국회가 어딘지도 모르고 달려오고 있는 젊은 커플. 제가 그 큰 힘을 느꼈습니다.
 
◇ 김현정> 그러셨어요.
(사진=연합뉴스)

 
◆ 최화식> 국회에 가 보니까 이미 경찰 차벽들이 설치되어 있었어요. 그리고 경찰들이 울타리에 배치되어서 출입을 통제하고 있더라고요. 이미 국회가 계엄군에게 장악된 모양이구나. 하고 절망감을 느꼈죠. 그러면 그 상황이 거의 끝난 것이거든요. 국회의원들이 모여서 계엄 해제를 의결을 해야 되는데 어려운 상황이 된 것 같다. 아 그런데 울타리에 배치된 경찰의 통제가 어딘지 좀 느슨했어요.
 
◇ 김현정> 느슨했어요?
 
◆ 최화식> 그때 당시 느낌이에요. 울타리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울타리를 넘어가고 있는 모습이 보이고 있었어요.
 
◇ 김현정> 정치인들, 보좌관들, 이런 분들.
 
◆ 최화식> 그렇죠. 아마도 나중에 아는 사실이지만 그 시간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나 우원식 의장도 아마 덤을 넘어가고 있었을 그 시간입니다.
 
◇ 김현정> 그렇죠.
 
◆ 최화식> 국회에 와서 헌정회 근방을 지나는데 청년들 몇 명이 우르르 뛰어가면서 큰 소리를 외치더라고요. 헬기가 후문 쪽으로 온다, 막아야 된다. 그리고 막 뛰어가는 거예요. 나도 가야지 하면서 함께 뛰어가려고 하는데 그 젊은 사람들이 말하더라고요. 어르신은 그대로 가셔서 정문을 지키세요, 젊은 사람들이 갈 테니까.
 
◇ 김현정> 나 헬기 쪽으로 가겠다 하는데 어르신은 정문에 계시라고.
 
◆ 최화식> 그게 후문으로 뛰어가는 거 어려우니까 젊은 사람들이 가겠다고 하는 것이죠. 그때 저 놀랐어요. 놀랍게도 우리 젊은이들이 이미 계엄을 제압하기 시작했다.
 
◇ 김현정> 몸을 사리지 않는구나.
 
◆ 최화식> 젊은 사람들이 나서서. 그렇죠, 우리는 이길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죠.
 
◇ 김현정> 그러셨어요. 지금도 복기해 보자면 굉장히 가슴 벅찬 순간들이고요. 또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경찰도 동원되고 특전사도 동원되고 막 그랬지만 그들이 그들도 이게 무슨 일, 명령이니까 하긴 하지만 이게 무슨 일이야, 왜 우리가 시민들하고 대치해야 해. 하면서 굉장히 좀 미온적으로 움직였던 거예요.
 
◆ 최화식> 예.
 
◇ 김현정> 복기해 보면. 이 모든 것이 참 우리 국민들이 위대했다는 생각이 드는데 선생님, 제가 듣기로는 육사 출신이시라고요.
 
◆ 최화식> 예.
 
◇ 김현정> 제가 선생님 연배를 정확히 몰라서 그러는데 혹시 김용현 당시 국방장관보다 어떻게 선배신가요? 후배이신가요?
 
◆ 최화식> 동기생입니다.
 
◇ 김현정> 동기세요?
 
◆ 최화식> 예, 육사 38기죠.
 
◇ 김현정> 그러면 학창 시절부터 혹시 좀 아는 사이셨을까요?
 
◆ 최화식> 그렇죠. 그 생도 생활을 함께한 사람들은 서로 잘 아는 사이죠.
 
◇ 김현정> 그러면 그 젊은 시절부터 그 인물을 봐왔다면 도대체 왜 이런 짓을 했을까, 왜 이런 무모한 짓을 했을까에 대해서도 좀 고민해 보셨겠네요.
 
◆ 최화식> 지금도 고민 중입니다. 군 생활하면서 그런대로 괜찮은 친구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런 말 하면 어떨지 모르겠는데 그냥 괜찮은 친구였어요. 성격도 괜찮고 머리도 좋은 것 같고 한 300여 명 우리 동기생 중에서 아마 6등인가로 졸업했을 거예요.
 
(사진=경향신문)

◇ 김현정> 그렇습니까?
 
◆ 최화식> 예, 이 친구가 지금 이렇게 왜곡된 사상 그리고 행동을 하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지금이라도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 앞에 석고대죄했으면 하는 게 동기생으로서 바람입니다. 국민들이 그걸 원하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다시는 우리 역사에 이런 무모하고 무도한 일은 없어야 할 겁니다. 그리고 돌이켜보면 우리 국민 참 성숙하고 위대했습니다.
 
◆ 최화식> 그렇죠.
 
◇ 김현정>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지금 재판 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한테 혹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만약 이 자리에서 눈앞에 나타난다면 무슨 이야기하고 싶으신지 마지막으로 여쭙습니다.
 
◆ 최화식> 솔직히 당신을 우리 대통령으로 했다는 것이 부끄럽다. 모든 걸 인정하고 잘못했다고 이렇게 실토하고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라. 그래야 좀 우리 국민들이 덜 창피할 것 같다. 정말로 이런 대통령이 우리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었다고 하는 것이 너무나도 부끄럽다. 그런 얘기할 것 같아요.
 
◇ 김현정> 이렇게 1년이 지나서 그래도 우리가 그때를 복기하면서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게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면서 그날 용감하게 달려가 주신 것 감사드리고요. 오늘 선생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
 
◆ 최화식> 감사합니다.
 
◇ 김현정> 1년 전 그날 국회 앞에서 온몸으로 계엄을 막아냈던 시민 가운데 한 분 만났습니다. 최화식 육군 예비역 준장이었습니다.

※ 내용 인용 시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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