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12월 크리스마스 특수 본격화…'연말 대목' 불붙다

2025해운대빛축제. 해운대구청 제공

겨울바다가 다시 빛을 밝히는 계절이다. 12월 부산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축제와 쇼핑, 관광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며 연말 특유의 '대목 분위기'를 키우고 있다. 해운대해수욕장 일대의 대형 빛축제와 영화의전당 크리스마스 마켓은 도심과 해변을 잇는 대표 겨울 콘텐츠로 자리 잡았고, 유통업계는 대형 트리와 프로모션을 앞세워 소비 회복세를 끌어올리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올해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관광·숙박·유통업계의 '12월 특수'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해보다 크다.

해운대 겨울바다 수놓은 빛…밤마다 인파 몰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선 11월 말부터 '해운대빛축제'가 시작됐다. 올해는 'STELLAR HAEUNDAE : 별의 물결이 밀려오다'라는 주제로 빛을 이용한 조형물과 미디어아트 연출, 각종 체험프로그램, 이벤트를 운영한다. 백사장과 해변로, 구남로 일대를 잇는 조명 연출과 초대형 트리, 포토존이 밤마다 켜지며 겨울 바다의 풍경을 새롭게 만든다. 가족 단위 방문객과 젊은 관광객들이 해변을 따라 이동하며 밤바다를 수놓은 빛의 순간을 사진에 담는다. 주변 카페와 식당은 저녁 시간이면 대기줄이 길게 늘어선다.

빛축제는 무료 행사지만, 체류 시간을 길게 만들어 상권엔 '보이지 않는 매출 효과'를 낳는다. 해운대 지역 상인은 "밤마다 산책하는 손님이 늘어 음식점 회전율이 확실히 좋아졌다"며 "주말엔 예약이 없으면 들어오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올해 빛축제는 2026년 1월 18일까지 이어진다. 길어진 운영 기간만큼 연말·연초 소비 심리를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영화의전당 마켓, '체험형 크리스마스'로 자리 잡아


해운대의 화려한 밤과 함께 도심에서는 영화의전당 '크리스마스 마켓'이 27일 개막과 동시에 폭발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개막 이후 나흘만에 누적 방문객이 7만3천명을 돌파하며, 첫 주부터 예상치를 훌쩍 넘어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영화의전당 일대에는 매일 최대 2~3시간에 달하는 대기줄이 이어졌고, 특정 시간대는 영화의전당 건물을 한 바퀴 돌 만큼 관광객이 몰렸다.

관람객들은 매 정각 펼쳐지는 스노잉쇼, 9m 메인 트리와 대형 포토존, 산타 퍼레이드 등 다층적인 콘텐츠에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산타 마을을 콘셉트로 한 이 마켓은 수공예품, 로컬 푸드, 공연 무대가 어우러진 열린 장터다. '사진 찍고, 구경하고, 바로 사는' 체험형 소비 흐름이 강해지면서 MZ세대와 가족 단위 방문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 청년 창업자와 소상공인이 직접 참여하는 부스도 많아, 대형 쇼핑몰에선 보기 힘든 독립 브랜드 상품을 찾는 재미가 있다. 박상화 ㈜푸드트래블 대표는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며 완성되는 축제를 만들고자 했다"며 "부산 로컬 브랜드와 다양한 창작자들이 함께 준비한 만큼, 남은 기간에도 더욱 풍성한 겨울 경험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백화점과 대형몰, 아웃렛 등 유통업계도 12월 특수에 맞춰 일제히 '크리스마스 모드'로 전환했다. 센텀·서면·광복 일대 백화점들은 대형 트리와 조형물, 캐럴 무대, 어린이 프로그램을 잇달아 내걸고 패션·명품·뷰티 카테고리 중심의 연말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11월 말부터 주말 방문객 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크리스마스 주간에는 매출이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준비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몰과 면세점도 외국인 고객 대상 멤버십·환급 혜택을 확대하며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크리스마스빌리지부산. 영화의 전당 제공

외국인 관광객 '역대 최다'…해운대·센텀 상권에 활력


올해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이미 역대 최고치를 넘어섰다. 부산시는 2025년 9월 기준 누적 267만여 명을 기록해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동남아·대만·중국 관광객 비중이 커지면서 해운대·센텀·광안리 숙박시설은 12월 주말 기준 객실 점유율이 80~90%대까지 오르고 있다.

명품·뷰티 소비가 많은 외국인 고객이 늘면서 백화점 매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신세계센텀시티점은 외국인 관광객 매출이 처음으로 5%를 넘어섰다. 폭발하는 외국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외국인 전용 응대 데스크'도 신설했다. 호텔 등지에서는 올해 크리스마스·연말 패키지 예약이 지난해보다 빨리 차고 있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야경·해변·마켓과 연계한 체류형 관광이 확실히 자리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 시내 주요 관광지와 호텔·리조트는 12월 운영을 한층 강화했다. 남포동·광복로 일대는 야간 점등 시설을 확대했고, 광안리 해변과 동백섬 주변은 산책·공연·플리마켓 프로그램을 잇달아 편성했다. 호텔들은 조식·공연·케이크를 묶은 크리스마스 패키지와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일부 숙소는 12월 24·25일 예약이 이미 마감됐다.

12월 대목의 효과가 대형 상권·관광지에 집중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전통시장·골목상권에까지 소비가 확산될 수 있도록 연계 프로모션 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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