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대부분 전번·주소 털려…'쿠팡 유출' 분통에 집단소송 확산

3370만개 계정 무단 유출…이름·전화번호·집주소 포함
당초 인지 규모보다 7500배 늘어…늑장 대응 비판
쿠팡 이용자 항의 폭증…단체소송 카페 약 2천 명 넘게 가입

30일 '쿠팡 단체 소송' 네이버 카페에 올라온 집단 손해배상 소송 참여 게시글. 카페 캡처

쿠팡의 개인정보 대규모 유출 사태로 피해자들의 불안과 분노가 커지고 있다. 유출 규모는 약 3370만 개 계정으로, 사실상 대한민국 성인 대부분의 개인정보가 노출된 셈이다. 일부 피해자들은 쿠팡을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 소송까지 준비하고 있다.

30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쿠팡 이용자들의 항의 글이 빗발치고 있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 단체 소송 준비'라는 이름의 한 오픈 채팅방에는 이날 오후 기준 약 950명의 참여자가 모였다. 2천 명이 넘게 가입한 단체 소송 카페에서는 집단 소송에 참여한다는 게시글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다.

대부분의 이용자는 전날 오후부터 이날까지 쿠팡으로부터 '개인정보 노출 통지' 문자를 받았다. "고객님의 소중한 개인정보가 일부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내용이다. 한 오픈채팅 참여자는 "쿠팡 고객센터에 전화했더니 노출 피해 대상자가 맞는데, 안심하라고 한다. 어떻게 안심할 수 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앞서 쿠팡은 전날 공지를 통해 "11월 18일 약 4500개 계정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된 사실을 인지하고, 즉시 경찰청·한국인터넷진흥원(KISA)·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했다"며 "후속 조사 결과 고객 계정 약 3370만 개가 무단으로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당초 쿠팡 측이 유출 사실을 최초로 인지·신고했을 때 파악된 피해 계정은 4500개였는데, 조사 과정에서 피해 계정이 약 7500배가 늘어난 3370만개로 확대된 것이다. 또 쿠팡 측은 "현재까지 조사에 따르면 해외 서버를 통해 지난 6월 24일부터 무단으로 개인정보에 접근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출된 정보는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집 주소(배송지 주소), 일부 주문 정보 등 민감한 개인정보다. 결제 정보·신용카드 번호·로그인 정보는 포함되지 않았고 안전하게 보호되고 있다는 게 쿠팡 측의 설명이지만, 2차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용자들은 "어떻게 5개월 동안 유출 사실을 모를 수 있냐", "전화번호·집 주소까지 다 털렸는데 문자 하나만 보내면 다냐", "보이스피싱 피해도 의심된다. 안전하게 보호되고 있는 게 맞나"는 반응이다. 쿠팡이 '유출' 아닌 '노출'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심각성을 축소하려고 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쿠팡 측이 개인정보 유출 대상자에게 보낸 문자 내용. 자료사진

김경호 변호사는 전날 페이스북에 쿠팡 개인정보 손해배상 집단 소송을 진행한다는 게시글을 올렸다. 12시간 만에 300여 명이 참여했다고 한다. 김 변호사는 "4500명이라던 피해 규모가 불과 며칠 만에 7500배 늘었다. 자신들이 관리하는 데이터의 총량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늑장 대응으로 피해자들은 비밀번호를 바꿀 골든타임마저 놓쳤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사태가 중국 국적의 내부 직원의 소행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해당 직원은 이미 회사를 그만두고 국내에 체류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수사기관 등에서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5일 쿠팡 측의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지난 28일 고소인 조사를 마쳤고, 정보통신망법 침입 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이다. 쿠팡 측이 제출한 고소장에는 피고소인이 특정되지 않고 '성명불상자'로 적힌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개인정보 유출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신속하게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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