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증가세 멈췄지만…신용대출은 4년만 최대폭↑

5대 은행, 11월 주담대 2823억↑, 20개월만에 최소폭

연합뉴스

정부의 10·15 대책에 따른 대출 한도 축소와 연말 총량 관리 실패로 은행들이 대출 창구를 닫으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사실상 멈춰 섰다.

반면 부족한 자금을 충당하고 주식 등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쏠리며 신용대출은 마이너스통장(한도대출)을 중심으로 4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7일 기준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768조 1538억 원으로, 이번달 1조 5319억 원 불어났다. 증가 폭은 10월(2조 5270억 원)보다 줄었으나, 9월(1조 1964억 원)보다는 다소 큰 규모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증가 속도 둔화가 뚜렷하다. 월말까지 사흘 남은 시점에서 증가액은 2823억 원에 그쳐, 지난해 3월 뒷걸음질 친 이후 1년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루 평균 105억 원 증가에 불과해 사실상 정체 상태라는 것이 은행권의 설명이다.

이에 반해 신용대출은 1조 1387억 원이나 급증해 2021년 7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이 중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40조 3843억 원으로 전월 말보다 9171억 원 늘어나며 전체 증가세를 견인했다.

부동산·가계대출 억제 대책으로 새로 주택담보대출이나 일반 신용대출을 추가로 받기 보다는 이미 열어둔 마이너스통장을 활용하는 추세라는 설명이다.

신용대출 급증세와는 별개로,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대출금리는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28일 기준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는 연 4.020~6.172% 수준으로 형성됐다. 금리 상단이 2년 만에 6%대를 돌파한 데 이어, 하단 역시 1년 만에 4%대로 진입했다.

한 달 전과 비교해 혼합형 금리 상단은 0.340%포인트(p), 하단은 0.330%p 상승했다. 이는 지표 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같은 기간 0.314%p 뛴 영향이다. 신용대출 금리 또한 지표인 은행채 1년물 금리 상승으로 상·하단이 모두 올랐다.

은행권에서는 지난 27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앞으로 시장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출자들의 금리 부담이 당분간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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