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 스캔들에 연루돼 수사선상에 오르자 자진 사퇴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비서실장, 안드리 예르마크가 미국 언론을 향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언론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예르마크 전 실장은 28일 사퇴 직후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에 서한을 보내 "나는 전선으로 갈 것이다. 어떤 보복에도 준비돼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뉴욕포스트는 이에 대해, 예르마크 전 실장이 사표를 제출한 지 몇 시간 만에 자사에 격앙된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고 보도했다.
예르마크 전 실장은 이 메시지에서 "나는 정직하고 품위 있는 사람"이라며 "우크라이나를 섬겼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2월 24일 이래 키이우에 있었다"고 말했다.
또 "그럼에도 나는 모욕당했고, 내 존엄은 보호받지 못했다"며 "젤렌스키에게 문제를 만들고 싶지 않기에 전선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나를 겨냥한 추잡한 비난이 역겹고, 진실을 아는 사람들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한다는 사실이 더 혐오스럽다"며 "아마도 우리는 서로 다시 만날 것이다.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고 덧붙였다.
자신의 결백을 호소하는 동시에, 젤렌스키 대통령을 도와 이끌어온 '전투'를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어느 시점에 어떤 방식으로 전선으로 향할 것인지, 또 우크라이나군에 합류하려는 것인지 등의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오른팔'로 통했던 예르마크 전 실장은 에너지 공기업의 리베이트 비리를 수사하는 국가반부패국(NABU)이 자신을 몸통으로 지목하고 자택을 압수수색하자, 전격 사의를 표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러·우 전쟁 발발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과 대통령 관저에서 함께 생활하며 일해 온 최측근으로 꼽힌다. 우크라이나의 평화회담 주선을 포함한 외교정책 수립, 내각인사 선발, 군사 작전 등 국가의 명운을 가르는 국면마다 의사결정을 주도하며 부통령급의 실권을 행사해 왔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