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를 '사이비'라 불렀다고 징계…한동훈계 정면겨냥

김종혁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이 친한(친한동훈)계 핵심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절차에 다시 착수했다. 방송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하거나 이단 신천지를 사이비라고 불렀던 게 '조롱' 또는 '비하'로 지적됐다.

한동훈 전 대표를 정면 겨냥한 일명 '당원게시판 논란'에 대한 조사가 동시에 시작되면서 장동혁 대표가 계엄 1년을 앞두고 친한계를 향해 칼을 빼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28일 국민의힘과 김종혁 전 최고위원 등에 따르면, 이 당 당무감사위원회는 최근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당 윤리위원회가 당내 갈등 조장을 이유로 징계 절차를 개시했다 지난 3일 '주의 조치' 수준에서 매듭 지은 지 25일 만이다.

당무감사위는 △당원과 지도부에 대한 부정적 표현 △당대표 비하 및 조롱 △당내 분열조장 △특정 종교에 대한 차별적 표현 등을 문제 삼았다.

구체적으로 김 전 최고위원이 방송에서 일부 당원에 대해 "망상 바이러스를 터뜨리고 있는 극단적인 사람들"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 '당원을 정신질환자에 비유했다'고 지적했다.

또 "장동혁, 정청래 두 대표는 정말 반성해야 할 대목"이라거나 "양당 대표들이 앞장 서 만들어가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밝힌 대목을 두고는 '양비론', '내부총질', '해당행위'라고 규정했다.

장동혁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한 뒤 '성경말씀과 기도로 단단히 무장하고 계셨다'고 전한 데 대해 김 전 최고위원이 "손에다 왕(王)자 쓰고 나온 분 아닙니까"라고 비꼬자 당무감사위는 '종교적 태도를 조롱했다'고 했다.

아울러 김 전 최고위원이 "극우(전한길씨)와 사이비 교주(신천지) 명령을 받아 우리 당에 입당한 사람들"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서는 '특정 종교를 사이비로 규정하고 당원을 그 추종자로 비하했다'고 지적했다.

"신천지니 통일교니 이런 사람들이 무더기로"라는 김 저 최고위원의 말을 '특정 종교인을 부정적 맥락에서 언급하며 차별했다'고 해석하면서다.

이에 대해 김 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북한 노동당도 아닌데 같은 목소리 내라고 강요하고 당성 운운하는 게 맞냐고 따진 게 혐오발언이냐"며 "신천지와 통일교를 사이비라고 말한 게 종교차별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당무감사위는 또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2024년 11월 5일 전후 발생한 당원게시판 논란과 그 후속조치 일체에 대한 공식조사 절차 착수를 의결한다"고 밝혔다.

일명 당원게시판 논란은 지난해 11월 국민의힘 홈페이지 내 당원게시판에 올라 온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방글에 한동훈 전 대표나 그의 가족이 연루돼 있다는 의혹을 뜻한다.

취임 후 이 문제에 대한 사실관계를 밝히겠다고 천명했던 장동혁 대표가 계엄 1년을 앞두고 한동훈 전 대표와 그의 세력을 정면으로 겨누면서 한동안 당내 충돌이 예상된다.

친한계 우재준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많은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내부 갈등을 줄이기 위해, 우리 당의 승리를 위해 노력하는데 이게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며 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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