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성장한 기술 스타트업들이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6에서 대거 혁신상을 휩쓸었다. 서울시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에서 서울 기업들이 최고혁신상 3개를 포함해 총 27개의 혁신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서울의 기술 생태계가 글로벌 무대에서 공식적으로 경쟁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CES 혁신상은 미국 소비자기술협회가 기술성·혁신성·디자인 등을 평가해 선정하는 국제 권위의 상이다. 올해 두드러진 점은 서울형 R&D, 서울AI허브, 서울창업허브, 서울핀테크랩, DMC첨단산업센터, 서울캠퍼스타운 등 시 전역에 구축된 지원 인프라를 거친 기업들이 주도적으로 수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이다.
서울형 R&D는 기술개발부터 실증·사업화·해외진출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지원체계로, AI·XR·로보틱스 분야 기업들의 성과를 이끈 핵심축으로 평가된다. '네이션에이'는 AI 기반 3D 모션 생성 플랫폼 '뉴로이드(Neuroid)'로 최고혁신상과 혁신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글로벌 콘텐츠·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주목을 받았다. 로봇 기반 촬영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한 '스튜디오랩'도 최고혁신상을 차지했고, 병원용 보행 재활 로봇을 만든 '휴로틱스'는 로보틱스 혁신상을 받았다.
핀테크 분야에서는 서울핀테크랩 입주기업들이 빛났다. '크로스허브'는 외국인 방문객의 신원인증·결제를 통합한 '파이낸셜 패스포트(Financial Passport)'로 최고혁신상을, '고스트패스'는 온디바이스 기반 비대면 인증·결제 솔루션으로 혁신상을 수상했다.
대학 기반 창업정책인 서울캠퍼스타운도 올해 6개 혁신상 기업을 배출했다. 장애인 안전 솔루션 '쎄비(SAAVY)'로 2년 연속 혁신상을 받은 '유니유니', AI 음악 표절 검증 기술로 처음 CES 혁신상을 수상한 '미피아'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창업허브에서 육성된 기업들도 해양·로봇·모빌리티 분야에서 성과를 냈다. 해양 디지털트윈 솔루션 기업 '맵시', 건설 로봇기술을 선보인 '고레로보틱스', 드론 군집비행 기술의 '파블로항공' 등이 혁신상을 받았다. DMC첨단산업센터 입주기업 '뉴작'은 헤드셋 없이 즐기는 확장현실(XR) 보드게임 '스포트랙(SPORTRACK)'으로 2년 연속 XR 분야 혁신상을 수상했다.
서울시는 이번 수상이 "서울형 성장사다리 전주기 지원체계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효과를 입증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주용태 서울시 경제실장은 "AI·핀테크·로보틱스·모빌리티·XR 등 미래 핵심산업에서 세계적 수준의 창업 생태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