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은 눈과 눈썹 사이가 좁아서 위까지 아이섀도를 진하게 칠하면 눈이 답답해 보일 수 있어요. 그래서 희미하게 올라오는 핑크빛 아이섀도를 살짝 올려주는 게 좋아요."
세계를 호령하는 K뷰티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올리브영N 성수다.
이곳에서는 '테마형 풀 메이크업'부터 나만의 퍼스널 컬러를 찾을 수 있는 '파인 유어 컬러', 전문 기기로 피부와 두피를 진단하는 '스킨·두피 컨설팅'까지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하며,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까지 사로잡고 있다.
그중에서도 단연 인기가 높은 '테마형 풀 메이크업'을 지난 5일 직접 체험해 봤다.
같은 하늘 아래 똑같은 분홍색은 없다고 했던가. 아이섀도만 해도 어림잡아 스무 가지가 넘는다. 수많은 제품 중 고객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색과 질감을 하나씩 찾아가며 메이크업이 진행된다. 사용되는 제품은 모두 올리브영에서 판매하는 상품이다.
'테마형 풀 메이크업'은 약 80분 동안 전문 아티스트로부터 메이크업을 받으면서 자신에게 어울리는 화장품과 화장법을 추천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단순히 메이크업을 체험하는 것을 넘어, 내 얼굴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메이크업이 무엇인지를 배울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테마형 풀 메이크업' 프로그램은 올리브영N 성수 2층 퀵터치업 바 뒤, 커튼으로 가려진 프라이빗 룸에서 진행된다. 이곳에는 시간대별로 각각 두 명의 고객과 메이크업 아티스트만 입장할 수 있다. 프라이빗 룸 왼쪽에 있는 옷장에 짐을 놓고 자리에 앉으면, '피부 타입'을 묻는 질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메이크업이 시작된다.
메이크업 콘셉트는 총 세 가지로 구성돼 있으며 사전 예약 시 본인이 선택할 수 있다. 콘셉트 테마는 분기별로 트렌드에 맞게 변경된다. 현재 올리브영N 성수에서 진행 중인 콘셉트는 '핑크 뮬리', '더스티 우드', '드라이 라벤더'다.
이날 기자가 선택한 테마는 은은한 분홍빛 메이크업인 '핑크 뮬리'였다. 비교적 진하지 않고 기본적인 메이크업을 배우기에 좋아 세 가지 테마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높다고 한다.
체험이 끝나면 담당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사용한 제품 목록을 종이에 정리해 건네주고, 당일 올리브영N 성수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10% 할인 쿠폰도 함께 챙겨준다. 메이크업 룸 밖에서 내가 사용한 제품을 바로 구매할 수도 있다.
메이크업 서비스를 받은 고객들 중 상당수가 체험에서 사용한 상품을 구매하는 만큼, 기업 측에서도 홍보용으로 자사 제품을 사용해달라고 올리브영 측에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테마형 풀메이크업'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최근 변화한 뷰티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다. 과거에는 획일화된 화장법이 유행했지만, 요즘은 유행하는 메이크업 '테마' 속에서 자신만의 화장법을 찾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이날 기자의 메이크업을 담당한 아티스트는 "예전에는 모두가 한아름송이 아이라인을 따라 했는데, 요즘은 유행하는 테마 안에서 자기만의 메이크업을 찾으려고 한다"며 "복숭앗빛 메이크업이 유행이라고 하면 그 안에서도 자기만의 포인트를 찾는 식"이라고 말했다.
인천대학교 소비자학과 이영애 교수는 "올리브영을 찾는 젊은 세대는 자신을 중시하는 성향이 있다"면서 "나에게 맞는 맞춤형 가이드를 제시하고 그에 따라 제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는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어필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MZ 세대는 경험이나 체험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서 다른 매장에서 하지 않는 차별적인 경험들을 제공해 주면, 그것이 일종의 부가적인 서비스더라도 본원적인 서비스를 선택하게 만드는 데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올리브영N 성수의 'K뷰티 체험'은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이곳의 체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 중 54%가 외국인이며, 이용 후 만족도는 약 98%에 달한다. 실제로 지난 1년간 성수동을 방문한 외국인 고객들이 가장 많이 찾은 곳이 올리브영N 성수였다.
외국인 고객들은 네이버를 통한 사전 예약이 어려워 주로 현장 예약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이 역시도 매장이 문을 열면 대부분 1시간 이내에 예약이 마감된다. 개점 시간인 오전 10시 전부터 외국인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을 정도다.
특히 매장 3층의 '액티브 스킨케어' 존에서 즐길 수 있는 '스킨스캔(피부·두피진단)' 서비스는 외국인 고객 비중이 전체의 72%에 육박한다. 이는 전문가 수준의 피부 상태 분석과 함께 개인별 피부 타입에 맞춘 스킨케어 루틴을 무료로 상담해 주는 서비스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개개인의 세분화된 수요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