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상공회의소협의회와 한국은행 경남본부가 공동으로 27일 한국은행 경남본부 3층 대강당에서 '지역균형성장, 경남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수도권 집중 심화와 성장 잠재력 둔화라는 이중고 속에서 경남 경제의 성장 경로를 점검하고, 혁신도시 활성화와 미래 첨단산업 육성을 통한 구체적인 지역 균형발전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포럼에는 지역 기업인, 지자체 및 기업지원기관, 대학 관계자 등 110여 명이 참석했다.
포럼의 첫 번째 주제발표로 나선 서성민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경남혁신도시의 성과 및 발전 방향'이란 주제로 공동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서성민 연구위원은 "혁신도시 조성(2013년) 이후 진주시 인구는 약 4천여 명 증가했고, 특히 지식기반산업의 고용 규모가 연도별로 6~31% 확대되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남 전체 지역내총생산(GRDP)에서 서부경남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2년 16.5%에서 2021년 20.0%로 상승하며 도내 경제 불균형이 일부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고용 확대에도 불구하고 사업체 수나 매출액 등 실질적인 기업 실적 개선 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경남혁신도시가 실질적인 지역 발전 거점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우주항공 등 특화산업의 연구개발(R&D)·시험·인증 등 고부가가치 기능 특화, 산학연 클러스터 활성화 고급 인력 유치를 위한 교육·문화 등 정주 여건의 획기적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발표를 맡은 박경훈 경상남도 산업정책과장은 '경남의 균형성장을 위한 산업육성 정책 및 추진 방향' 주제 발표에서 "전 세계는 지금 AI 확산과 디지털 전환, 탄소중립, 공급망 재편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 서 있으며, 이는 경남 제조업에 위기이자 곧 기회"라고 진단했다. 또 "경남 제조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설계부터 기술개발, 생산, 품질관리, 사후관리까지 제조 전주기에 AI를 도입하는 '인공지능 전환(AX)'을 강력히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우주항공·방산·조선 등 '완성형 수요기업'과 기계·로봇 등 '기반형 수요기업'의 특성을 고려해 디지털 제조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미래 먹거리 육성을 위해 "산업 기반이 갖춰진 차세대원전·수소 산업은 '특화 전략'으로, AI·로봇·소재 등 산업 간 융복합이 중요한 분야는 '확장 전략'으로 차별화해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경남도는 부지 매입비 최대 100% 무이자 융자 지원, 공장 임대료 최대 100% 감면 등 파격적인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세 번째 발표자인 동진우 경남연구원 연구위원은 '경남 경제의 성장경로 점검 및 지역균형성장을 위한 시사점'을 주제로 발표했다. 동진우 연구위원은 2010년 이후 수도권 집중도가 급격히 상승하며 지역 간 성장 추세가 발산하고 있음을 데이터로 제시하고, "최근 경남 경제는 전국 대비 R&D 투자뿐만 아니라 설비·건설 등 물적자본 투자가 부진해 생산성이 저하되고 성장세가 약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경남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기존의 효율성 중심인 '기능적 연결(단순 생산기지화)'에서 벗어나, '산업 간 연결'전략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물적 자본 투자와 혁신을 결정하는 주체인 '헤드쿼터'기능이 없는 지역 성장은 결국 단순 생산기지화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며, "기능별 통합이 가능한 헤드쿼터 유치를 통해 지역 내에서 기획과 생산이 연계되는 '산업 간 연결'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제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좋은 정책과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정책 수단(재원)의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디지털 통상 규범 등 새로운 환경 변화 속에서 혁신 기술의 성장을 유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에 힘써야 한다" 고 제언했다.
최재호 경상남도상공회의소협의회 회장은 "지역균형성장은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필수 과제로, 우리 지역의 생존 문제"라며 "앞으로는 지역 산업과 공공기관, 민간 기업 간의 연계를 강화해 미래 신산업 육성 전략이 지역에 단단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경제계가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김정훈 한국은행 경남본부장은 "수도권 집중 완화와 지방소멸 대응을 위해 지역균형성장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급한 과제"라고 말하며 "경남 경제가 구조적 성장세 약화를 극복하고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공공기관 이전과 같은 지역개발정책과 우주항공·원전 등 신성장산업 육성 정책이 유기적으로 연계돼 시너지를 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