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는 2003년 이래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살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은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기 때문에 교회의 자살 유가족 돌봄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데요.
애도와목회돌봄연구소가 포럼을 열고, 자살유가족을 위한 교회의 애도와 돌봄의 방향을 모색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애도목회포럼에서 발제자들은 자살 유가족들을 대하는 교회의 태도가 근본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윤득형 소장 / 애도와목회연구소]
"여전히 기독교에 있어서 자살은 죄라는 메시지 혹은 의식이 반복되고 유가족의 애도할 권리마저 박탈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교회는 유가족의 죄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상처를 지는 이들 곁에 함께하고 들어주는 장소가 돼야 된다는 것이고요."
무엇보다 자살 유가족들은 죄책감과 분노, 수치심, 사회적 편견 등으로 심각한 사회적 고립을 겪는다면서, 기존의 고통·슬픔 중심의 접근에서 '관계의 복원', '일상성 회복'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교회 공동체가 일시적인 위로를 넘어 지속적인 연대를 이루고, 더 나아가 죽음과 인간 존엄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해줘야 한단 점도 강조됐습니다.
[이영문 / 전 국가정신건강센터 원장]
"(개신교는) 굉장히 지지적 정신 치료에는 강해요. 굉장히 잘 위로해 주고 그래요. 지지적입니다. 매우 지지적이에요. 그러나 깊은 통찰까지 이르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여전히 소홀한 것은, 종교가 지켜줘야 될 것은 '존엄성'이에요. 직접적으로 깊은 상담이 이루어질 수 있는 그런 교회들이 많아진다면 1차 방어선이 강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자살문제를 개인적, 심리적 문제로 축소해선 안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자살은 다양한 사회적 요소가 복합적으로 얽힌 다층적 문제라는 점을 교회가 이해해야 한다면서,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시선에서 벗어나 과도한 경쟁, 돌봄의 부재, 관계 단절 문제 등 사회 구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신권 박사 / 아주대 의과대학]
"중요한 사실은 최근에 우리가 직접 경험하고 있는 많은 자살은 사회가 구성원들에 대해서 과도하게 통제를 하면서 미래가 없어지고, 희망이 없어지고, 완전히 자율성이 박탈되고, 변화 가능성이 없어지면서 개인의 욕구와 모든 것이 억압되는 그 상황, 지금 그 상황 때문에 (발생해요.) 종교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 역할을 제대로 할 때 구조적인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이 거기서 열린다…"
애도와목회돌봄연구소 박장규 이사장은 "자살유가족의 치유와 회복은 신앙의 과제"라면서 "교회의 목회적 돌봄이 상담센터, 유가족 모임 등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통해 더욱 확장되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박장규 목사 / 애도와목회돌봄연구소 이사장]
"자살은 단순한 개인의, 가정의 문제가 아니고 이것이 하나의 공동체로 퍼져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너무나 중요한 주제로, 함께 돌보고 슬픔을 나눌 수 있는 그러한 길을 모색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한편, 애도와목회돌봄연구소는 상담·교육·프로그램 개발·세미나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며 한국교회 내에 건강한 애도문화와 돌봄 환경을 확산하는 데 힘써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최내호] [영상편집 이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