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순재, 오늘(27일) 발인…"다시 뵐 수 없어 슬퍼" 서민정 등 추모 계속

고 이순재가 대본을 보는 모습. 민호 인스타그램 스토리

'국내 최고령 현역 배우'로 활약한 원로 배우 고(故) 이순재의 발인식이 오늘(27일) 새벽 엄수된다.

한국방송대중예술인단체연합회는 고인의 영결식이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이날 오전 5시 30분에 진행된다고 26일 알렸다.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고인의 사위 역할이었던 배우 정보석이 발인식 사회와 약력 보고를 맡는다.

드라마 '더킹 투하츠'에 동반 출연했고 팬클럽 회장이라고 고인이 직접 지목했을 정도로 애정을 보인 배우 하지원과, '공주의 남자'에서 함께 출연한 배우 김영철이 추도사를 낭독한다. 추도사 후에는 추모 영상이 상영된다. 발인식은 오전 6시 20분 예정이며, 발인 후 곧바로 장지인 경기도 이천 에덴낙원으로 이동한다.

1934년생인 고인은 지난 25일 새벽 숨을 거뒀다. 향년 91세.

'사랑이 뭐길래' '삼김시대' '보고또보고' '허준' '아줌마' '상도' '현정아 사랑해' '장희빈' '너희가 나라를 아느냐' '낭랑 18세' '토지' '어여쁜 당신' '루루공주' '하노이 신부' '포도밭 그 사나이' '이산' '엄마가 뿔났다' '베토벤 바이러스' '선덕여왕' '욕망의 불꽃' '대물' '마이 프린세스' '공주의 남자' '더킹 투하츠' '그대를 사랑합니다' '마의' '무자식 상팔자' '착하지 않은 여자들' '밤을 걷는 선비' '육룡이 나르샤' '그래, 그런거야' '돈꽃' '라이브' '쌉니다 천리마마트' '개소리' 등 무수한 드라마에 출연하며 다수 대표작과 캐릭터를 보유했다.

고인의 영결식은 27일 오전 5시 30분, 발인식은 6시 20분에 각각 진행될 예정이다. 사진공동취재단

본명 이순재로 출연한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과 '지붕 뚫고 하이킥'으로는 그간의 근엄하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과는 달리 몸 개그도 서슴지 않는 코믹한 캐릭터로 변신해 젊은 시청자층에게도 친근하게 다가가며 사랑받았다. 이때의 인연으로 김병욱 PD의 시트콤 '감자별 2013QR3'에서 노송 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나영석 PD가 CJ ENM으로 옮기고 나서 처음으로 연출한 예능 '꽃보다' 시리즈의 시초도 이순재를 비롯해 신구·박근형·백일섭이 'F4'로 출연한 해외 여행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였다. 능숙한 어학 실력은 물론, 남다른 추진력과 행동력으로 '직진 순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윤심덕' '춘원 이광수' '물망초' '영자의 전성시대' '집념' 등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다수 영화에 출연한 고인은 2000년대에도 '굿모닝 프레지던트' '그대를 사랑합니다' '덕구' '로망' '안녕하세요'에서 주연으로 활약했다. 애니메이션 '업'에서는 칼 프레드릭슨 역 더빙으로 화제를 모았다.

말년에는 연극 무대에 특히 자주 섰다. '사랑별곡' '갈매기' '법대로 합시다' '세일즈맨의 죽음' '사랑해요 당신' '앙리할아버지와 나' '장수상회' '협력자들' '그대를 사랑합니다' '망자 죽이기' '동굴 가족' '리어왕' '바람, 다녀가셔요' '아트' '위선자 따르뛰프'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등 여러 작품에 출연하며 전국 투어도 함께했다.

고인 빈소에 놓인 금관문화훈장. 사진공동취재단

하지만 지난해 10월 건강이 좋지 않아 연극에서 하차했고 회복에 전념하고 있었다. 드라마로서는 KBS2 수목드라마 '개소리'가 유작이 되었다. 어느 날 '개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국민배우 이순재와 그 앞에 나타난 은퇴한 경찰견 '소피'가 거제도에서 발생한 미스터리한 사건을 파헤치는 내용이다.

'개소리'로는 KBS에서 첫 연기대상을 탔다. 당시 이순재는 "연기를 연기로 평가해야지, 인기나 다른 조건으로 평가하면 안 된다"라며 "늦은 시간까지 와서 이렇게 격려해 주신 시청자 여러분, 또 집안에서 보고 계실 시청자 여러분, 정말 평생 동안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다.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고인은 세상을 떠난 후 금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은 지난 25일 저녁 서울아산병원 빈소를 찾아 유족에게 금관문화훈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문화훈장 중 최고 등급이다. 2021년 윤여정, 2022년 이정재 이후 배우가 이 훈장을 받은 것은 3년 만이다.

아흔이 넘는 나이에도 다양한 매체에서 활약해 온 고인의 죽음에 연예계는 슬픔에 빠졌다. 셀 수 없이 많은 동료와 후배가 조의를 표했다.

왼쪽부터 고 이순재, 서민정. 서민정 인스타그램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이순재의 손자 윤호(정일우)와 민호(김혜성)를 가르치는 담임선생님 서민정 역을 연기한 서민정은 26일 인스타그램에 고인과 함께 찍은 사진, 추모 글을 게시했다.

서민정은 "2006년 하이킥에서 이순재 선생님과 같은 작품으로 연기할 수 있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자랑이었는지 모릅니다. 같은 화면 안에 연기할 수 있었다는 게 저에게는 꿈 같은 일이었어요"라고 돌아봤다.

그는 "평범하게 지내는 요즘도 티비에서 선생님 뵐 때마다 항상 까마득한 후배 한 사람 한 사람마다 배려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고 따뜻하게 맞아주시던 인자한 미소가 너무나 생생하게 기억나서 항상 딸에게도 자랑하고 응원했었는데 다시 뵐 수 없다는 게 너무 슬퍼요"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오랜 연기 인생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만나셨을 텐데 작은 인연도 소중히 기억해 주시고 반가워해 주셨던 따뜻하신 선생님의 모습을 너무나 존경하고 오래오래 기억하고 감사할게요"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왼쪽부터 고 이순재, 샤이니 민호(최민호). 민호 인스타그램 스토리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이순재의 딸 이현경 역을 연기한 배우 오현경은 26일 인스타그램에 고인과 같이 찍은 사진을 게재한 후, "오랜 시간 저희들에게 가르침의 뜻깊은 시간을 주셔서 감사드려요"라고 썼다.

오현경은 "저희들의 선생님이셨고 저희들의 선배님이셨고 저희들의 아버지셨고 진정한 스승님이셨어요. 그 위대함과 감사함을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이제 편히 잠드세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애도했다.

지난해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에서 호흡을 맞춘 그룹 샤이니(SHINee) 민호는 고인과 무대에 함께 오른 사진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렸다.

이어 "선생님과 함께할 수 있어서, 진심으로 많은 걸 느끼고 많은 걸 배웠습니다. 가르쳐 주신 많은 것들… 잊지 않고 잘 간직하겠습니다. 선생님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후배 최민호 올림"이라고 썼다. 고인이 대본을 읽는 사진과 함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선생님"이라고도 전했다.

왼쪽부터 배우 정태우, 고 이순재. 정태우 인스타그램

연극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를 같이한 배우 정태우는 같은 날 인스타그램에 "백스테이지에서의 이 사진들이.. 선생님과의 마지막 추억이 되었네요. 단순히 연기를 넘어 삶을 진실하게 바라보는 태도가 무엇인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라는 글을 적었다.

정태우는 "작품 하나하나에 담긴 성실함과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몸소 보여주신 선생님의 발자취는 오래도록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살아 숨 쉴 것입니다. 존경합니다 선생님. 평안히 쉬세요 선생님"이라고 글을 맺었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이순재의 아들 이준하 역을 연기한 방송인 겸 배우 정준하는 25일 본인 유튜브 채널 게시물 란에 "오늘은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이순재 선생님께서 별세하셨다는 소식을 접하고 깊은 슬픔을 느끼고 있습니다"라며 "이순재 선생님의 명복을 진심으로 빕니다. 부디 편안히 영면하시길 바랍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선생님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귀한 인연을 통해 보던 현장에서 항상 따뜻하게 대해주시고, 후배들을 진심으로 아껴주셨던 선생님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평생 한국 연극과 방송을 위해 헌신하신 큰 별을 떠나보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안타깝고 마음이 무겁습니다"라며 공개 예정이었던 콘텐츠를 하루 늦게 올리겠다고 알렸다.

왼쪽부터 고 이순재, 배우 정유민. 정유민 인스타그램

방송인 이본은 이날 인스타그램에 고인 사진과 함께 "너무나 근사하셨던 우리 선생님. 이순재 선생님은 단순히 '배우'의 경계를 넘어 연기라는 예술에 진심이었던 분으로 기억됩니다. 슬픈 소식이지만, 선생님의 삶, 작품은 오래도록 기억될 겁니다. 선생님의 명복을 진심으로 빕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가수 윤도현은 본인이 진행했던 라디오 '4시엔 윤도현입니다'에 이순재가 첫 번째 초대 손님으로 나와준 인연을 언급했다. 그는 고인의 라디오 출연 영상을 올린 후 "오늘, 선생님께서 세상을 떠나셨다는 소식을 접하고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라며 "그날 선생님과 나눈 이야기는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윤도현은 "한국 연극·영화·드라마의 역사와 함께하셨고 무대 위에서 그리고 화면 속에서 언제나 진솔하고 겸손한 태도로 관객과 시청자를 마주하셨던 이순재 선생님. 한국 대중문화와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 계실 것"이라며 "먼 길 떠나신 선생님. 고맙습니다, 선생님. 편안히 쉬십시오"라고 글을 마쳤다.

배우 송선미는 인스타그램에 "언제나 큰 나무로 계셔주셨던 선생님께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셨기에 후배 연기자로서 얼마나 마음속으로 큰 의지가 되었는지 모릅니다"라며 "항상 저희의 곁에 계셔주실 거라 생각했던 선생님이셨기에 더욱 아쉬움과 슬픔이 큽니다"라고 추모 글을 게시했다.

'2024 KBS 연기대상'에서 연기대상을 받은 고 이순재. 오른쪽은 배우 최수종. KBS 제공

송선미는 "정말로 모든 세대에게 사랑받으셨던 선생님, 선생님 걸어오신 길을 돌아보며 저도 남은 삶을 더 잘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며 "선생님 그곳에서 평안하세요. 선생님의 모습은 영원히 대중들의 기억에 살아 숨쉴 거예요‥ 존경합니다"라고 썼다.
 
배우 정유민은 인스타그램에 고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린 후 "나중에 꼭 좋은 작품 같이하자고 말씀해 주셨던 선생님. 이제는 저의 그 꿈을 이루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너무나 가슴 아프고 그립습니다‥ 늘 좋은 말씀과 사랑으로 후배들을 품어주신 선생님을 가슴 깊이 기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애도했다.

가수 바다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고인의 영상을 올린 후 "선생님 해 주신 감사했던 그 모든 말씀… 가슴에 새기며 열심히 살겠습니다. 언젠간… 말씀해 주신 대로 흘러흘러 끝내 바다가 되어보겠습니다. 늘 감사했고 따뜻했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추모했다. 방송인 장성규는 "적게 뵈었지만 많이 배웠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라는 인스타그램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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