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인권을 위한 헌신…'문동환·문혜림 기억전'




우리나라 민주주의와 통일, 인권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고 문동환 목사와 문혜림 여사의 삶과 정신을 기리는 전시회가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늦봄문익환기념사업회가 주최한 <문동환·문혜림 기억전: 움직이는 공동체>에선 문동환·문혜림 부부가 걸어온 길을 담은 다양한 자료들이 전시됐다.

문동환 목사는 박정희 유신독재에 맞선 민중신학자이자 재야 민주화운동의 큰 어른으로 민주주의와 통일운동의 전면에서 활동했다. 1988년 평화민주통일연구회를 설립하고, 젊은 재야 인사들을 이끌고 평화민주당에 입당해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정권교체의 밀알이 됐다. 또, 5.18 광주민주화운동진상조사 특별위원장을 맡아 광주진상조사의 포문을 열었으며, 최초의 국회 청문회를 열기도 했다.

미국 하트퍼드 신학교에서 문 목사를 만나 한국에 건너온 문혜림 선생은 1986년 의정부·동두천에 최초의 기지촌 여성 공동체 '두레방'을 열고 소외되고 억눌린 기지촌 여성들의 인권과 자활을 위해 헌신했다. 두 사람은 은퇴 후 문혜림 선생의 고향인 미국으로 돌아가, 한인 여성들을 돕는 '무지개의 집' 공동체 활동과 한인 6.15 남북공동선언실현 재미동포협의회 활동을 펼치며 통일운동을 이어갔다.


문동환 위원장과 증언대의 전두환. 5공비리 특위 광주특위연석청문회. 1989년 12월.


25일 열린 축하행사엔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한 각계 인사들이 참석해 문동환 · 문혜림 부부의 삶과 정신을 기렸다. 문동환 목사의 마지막 영상이 담긴 CBS 다큐멘터리 영화 '북간도의 십자가' 상영회를 갖고, 기독교 항일 독립운동의 흔적과 의미를 되짚어 보기도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평민연 총무국장으로 이사장이었던 목사님을 모실 때, 목사님께선 '우리가 정말 민중과 함께 하고 있는가, 문제로 보지 말고 도잔으로 보자'란 말씀을 자주 하셨다"며 "지금까지도 몸으로 움직이고, 행동으로 어려운 이웃을 감싸는 정치를 하자는 그 말씀을 가슴 속에 새겨넣고 살아가고 있다"고 축사를 전했다.

이어 "명동촌, 수도교회, 새벽의집, 두레방, 무지개의집 까지, 두 분이 가는 곳마다 공동체가 생겼다"며 "분열과 갈등, 혐오가 흔들고 있는 지금의 사회에서 서로의 생명을 살리고 연대하는 두 분의 정신은 더욱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문동환 목사님은 대한민국 인권과 민주주의에 있어서 참으로 겸손한 강자였고, 문혜림 선생님은 한국인들보다 더 우리의 소외된 이웃들을 사랑한 분이었다"며 "이념, 국적, 피부색을 초월해 언제나 희망의 공동체를 세우신 두 분의 삶은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된다"고 전했다.

두레방 김은진 원장은 "문혜림 선생님은 기독교계에서도 쳐다보지 않았던 소외된 기지촌 여성들을 사랑했던, 예수님 의 말씀을 몸으로 실천하신 분이었다"며 "두레방 건물이었던 옛성병보건소를 박물관으로 만들어 우리 후손들에게 아픈 역사도 함께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문동환 목사 등이 1976년 3.1민주구국선언 사건으로 투옥되자, 문혜림 선생 등 구속자 부인들은 보라색 옷을 입고 거리로 나서 '민주회복'을 외치며 싸웠다.

늦봄문익환기념사업회는 "두 사람은 머무는 곳마다 '나'보다 '우리'를 생각하는 일상을 실험하며, 대안 공동체를 통해 개인주의·물질주의·권위주의를 넘어서고자 했다"며 '움직이는 공동체'라는 전시회 제목의 의미를 설명했다.

기념사업회는 "문동환 목사는 공동체 속에서 민주주의를 배우고 변화의 가능성을 믿었던 이상주의자였고, 문혜림 선생은 공동체를 대안가족이라 여긴 따뜻한 활동가였다"며 "파편화된 삶과 위기의 생태계 앞에서, 두 분이 살아낸 고정되지 않고 흐르는 공동체를 꿈꿔본다"고 말했다.

이어 "물질적인 가치만을 좇는 오늘날, 일상 속 민주주의와 연결과 공동체의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했다"며 "문동환과 문혜림의 삶이 오늘날 정치와 시민운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비추는 길잡이가 되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내년 2월 말까지 문익환 목사의 유택 박물관인 서울 강북구 '문익환 통일의 집'에서도 진행될 예정이다. 통일의집에서는 국회에서 전시하기 어려운 문동환과 문혜림의 유품과 자료, 작품 등이 폭넓게 전시된다.

문익환 통일의 집에선 진행되고 있는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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