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산업 특구 제주' 성과 많지만 넘을 산도 많다

경주마인 더러브렛 생산량 제주가 90% 차지
정기 승마인구 32%늘고 승용마도 16% 증가
올해 4월 제주 비육마 30마리 첫 일본 수출
말산업특구 제주 11년 연속 정부 평가 1위
경마산업, 제주마 잉여자원 문제가 최대 현안
승마산업, 보조금 의존도 높아 개선 필요
말고기 시장서 경주마 완전 격리해야

제주마. 제주도 제공

정부는 지난 2014년 1월 제주를 말산업 특구로 지정했다. 특구 지정 전후를 비교하면 제주도의 말산업 조수입은 2014년 1698억 원에서 2023년 1784억 원으로 5% 증가했다.
 
사육되는 말의 숫자는 2013년 1만 4135마리에서 2024년에는 1만 4936마리로 6% 늘었다.

체험 승마 인구는 18만 명에서 28%나 증가한 23만 1200명으로 나타났고 말 보유 사업장은 729곳에서 1105곳으로 51% 급증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경마산업의 경우 제주는 말산업 특구로 지정된 이후 경주마인 더러브렛의 생산지로 우뚝 섰다. 지난해 더러브렛 전국 생산량 1156마리의 90%인 1045마리가 제주에서 생산된 것이다.

퇴역 경주마 복지 체계도 마련해 생태 방목형 휴양 목장이 조성됐고, 퇴역마를 승용마로 전환하는 등의 다각화 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승마대회 모습. 제주도 제공

승마산업은 정기 승마 인구가 2019년 4113명에서 2024년 5466명으로 32.9% 증가했고, 2019년 3999마리이던 승용마도 2024년에는 16.4% 늘어난 4656마리가 됐다.

관광형 승마도 활성화돼 말이 다니는 길과 자연경관을 활용한 에코힐링 승마길이 조성됐고, 말과 함께하는 의귀카름스테이가 지역 체류형 마을관광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말고기산업의 경우 비육마 전문 생산 목장이 1군데가 설치됐고 말고기 냉장 유통 시스템 6곳 구축과 말고기 판매 인증점 16곳 지정도 이뤄졌다.

올해 4월에는 제주에서 키워진 비육마 30마리가 사상 처음으로 일본에 수출돼 해외시장 개척에 물꼬를 텄다.  
 
말과 연관된 산업은 마유크림과 마유비누 등 향장품 인프라가 10곳 조성됐고, 헌마공신으로 불리는 김만일 기념관도 조성됐다.

축산생명문화연구원의 입목 문화축제를 통한 제주 고유 목축문화를 복원해 말문화 저변확대를 꾀하고 있고, 고마로 마축제와 서귀포시 의귀 말축제 등 말문화 행사도 다채롭게 펼쳐지고 있다.
 
지난 10월 제주도와 한국마사회가 렛츠런파크에서 레클리스 기념행사와 감사패 제막식을 열었다. 제주도 제공

이같은 성과로 제주도는 올해까지 11년 연속 말산업 특구 정부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제주를 비롯한 경기와 경북, 전북 등 4군데 말산업 특구를 대상으로 목표 달성도와 전국 거점역할 수행, 예산 집행률, 주요 지표 증감률 등을 종합심사한 결과 제주가 93.4점으로 1위였다고 지난 9월 밝혔다.
 
정부는 또 내년 공모사업 평가에서 서귀포시가 신청한 승용마 거점센터 내 훈련 주로와 마사 설치 사업을 선정하고 국비 5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제주도는 각종 성과를 바탕으로 오는 2028년까지 한해 조수입은 2천억 원까지 끌어 올리고 승마인구는 6천명, 말 사육두수 1만 7천마리, 말 사업체는 1200곳으로 각각 늘린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그러나 말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경마산업은 제주마 잉여자원 문제가 가장 큰 현안이다. 제주마가 경마장에 들어갈 수 있는 비율인 '제주마 입사율'은 31.6%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올해 제주마 생산은 450마리로 지난해보다 100마리 가량 줄었다고 제주도는 설명했다.
 
승마대회 모습. 제주도 제공

제주마 생산농가의 안정적 소득보장을 위해선 제주 경마장의 경주수 확대가 절실한데, 제주도는 한해 708회가 열리는 경주수를 800회까지 늘려줄 것을 마사회에 요청하고 있다.

또 조기선별 시스템으로 능력을 검증해 경쟁력이 있는 제주마는 체계적 조련에 나서고, 저능력마는 육용으로 전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산 경주마의 경쟁력이 미흡하고 개체 간 경주 능력 차이로 농가와 마주의 소득 양극화가 심해지는 문제도 있다.

우수 씨수말을 도입해 생산자협회가 저렴한 비용으로 농가에 보급하고 조련이나 사육환경 개선을 위한 시설과 장비 지원도 필요하다.
 
승마산업의 경우 보조금 의존도가 높아 학생승마 등 보조사업 위주로 운영되고 있고 초보자 유입 콘텐츠가 부족해 생활승마의 확산도 저조한 점이 과제로 꼽힌다.

승마클럽 단위의 생활승마 활성화를 위해서는 제주도가 편의시설과 안전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장에 개선 사업비를 지원하고 승마장은 제주도민에게 일정 비율을 할인해주는 업무협약도 활성화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또 취미로 승마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승마 강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생활 승마와 동호외 활성화를 위한 승마 체험 기회 확대와 승마 콘텐츠 개발도 필요하다.

서귀포시청 쇼핑몰인 서귀포in정과 제주도관광협회 플랫폼인 탐나오에서 관광승마 상품을 판매하는 것과 더불어 승마와 관광, 숙박을 연계한 패키지 상품도 다채롭게 개발돼야 한다.
 
제주에서 사육된 비육마 30마리가 지난 4월 처음으로 일본에 수출됐다. 제주도 제공

말고기산업은 경주마인 더러브렛을 식육시장에서 완전 격리해 고품질 말고기 시장을 만들어내는 것이 최대 과제다.

생산부터 판매단계까지 이력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등 투명한 유통시스템을 통해 제주산 말고기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개선하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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