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일부 판사들이 재판 과정에서 반말과 고성, 이른바 '법정 카리스마'를 가장한 고압적 태도를 여전히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7월 광주의 한 법정.
해당 판사는 재판 과정에서 여러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해 판사로서의 품위에 어긋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지적됐다. 여성을 폭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던 피고인을 향해 판사가 여과 없이 내뱉은 말들이었다.
광주지방변호사회가 26일 지역 하위 법관 4명의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평가는 지난 2024년 11월 2일부터 이달 2일까지 1년 동안 진행됐으며, 266명의 변호사가 614명의 법관을 상대로 총 4324건의 평가를 제출했다.
정성부터 품위, 재판 진행, 직무능력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서 문제점이 확인됐다.
먼저 공정성 부분이다. 증거 신청은 충분히 심리되지 않았고, 판사의 주관적 판단으로 기각되는 사례가 많았다는 지적이다. 사건과 무관한 사담이나 감정 섞인 발언까지 나와 재판의 중립성이 흔들렸다는 평가다.
품위와 친절도도 도마 위에 올랐다. 피고인에게 반말을 하고 '찌질하다', '한남충' 같은 표현을 사용했으며, 변호인에게는 "알만한 사람이 그런 주장을 하냐"며 조롱성 발언까지 했다는 지적이다.
재판의 신속·적정성도 문제였다.정확한 심리보다 빠른 진행이 우선되면서 속행 요청이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공판 일정도 '분 단위'로 운영돼 충분한 변론이 어렵다는 반응도 나왔다.
광주지방변호사회는 "이번 법관평가 결과는 관내 각 법원과 대법원에 전달해 법관 인사에 적절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앞으로도 재판이 법정에서 더욱 공정하고 친절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속해서 점검하고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사법부 불신이 커지는 가운데, 법정에서 품격에 어긋난 판사 입에서 나온 사실까지 드러나며 지역 사법 신뢰는 더욱 흔들리고 있다.
한편 광주지방변호사회가 선정한 올해의 우수·친절 법관은 모두 8명이다. 김용신 법관(연수원 36기·광주지방법원), 김연주 법관(연수원 37기·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박상현 법관(연수원 32기·광주지방법원), 이화진 법관(연수원 42기·광주지방법원),전희숙 법관(변시 1회·광주지방법원), 지혜선 법관(연수원 38기·광주지방법원),최유신 법관(연수원 37기·광주지방법원), 하종민 법관(연수원 36기·광주지방법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