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객 제지, 女 구한 MMA 파이터 "여자 친구 떠올라 도왔다"

로드 FC 파이터 정재복, 내달 경기 앞두고 선행
"할 일 했을뿐, 누군가의 여자 친구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로드FC 파이터 정재복의 훈련 장면(사진 오른쪽)과 여자친구와 함께 사진을 촬영하는 장면. 정재복·로드FC 제공

#. 지난 7일 오후 7시 20분경 대구광역시 북구 복현동 K-MMA 체육관 앞. 50대로 추정되는 취객 A씨가 이동 중인 여성 B씨(30대 추정)에게 "길가에 왜 차를 주차하냐"고 윽박질렀다. "죄송하다. 바로 차량을 빼겠다"는 B씨의 사과에도 A씨는 B씨를 계속 쫓아갔다. B씨의 차량 앞까지 쫓아간 A씨는 차량의 문을 막고 또 다시 목소리를 높이는 등 위협적 행동을 이어갔다.

자칫 여성이 화를 당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행인들 중 아무도 A씨를 제지하지 않았다. 당시 이곳을 지나던 로드FC 파이터 정재복(25·킹덤MMA) 역시 그냥 지나치려 했다. 하지만 자신의 여자 친구 생각이 난 그는 곧 마음을 고쳐먹고 A씨에게 다가갔다.
 
그는 A씨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위협적 행동을 제지했다. 직후 위협은 정재복에게 옮겨갔다. '코리안 좀비' 정찬성 캐릭터가 들어간 옷을 입고 있는 정재복에게 A씨는 "좀비? 너 운동하는 놈이 나를 당겼어. 전과 1범 만들어주겠다"고 위협했다. 이런 상황에 정재복의 친형(34)이 경찰에 신고를 했다. A씨는 출동한 경찰에 인계됐다. 다음날 A씨가 경찰을 통해 정재복에게 사과 의사를 전달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조준건 VS 정재복(사진 오른쪽) 경기 홍보 포스터. 로드FC 제공

정재복이 당초 사건에 끼어들지 않고 잠시 고민 했던 이유는 중요 경기를 앞둔 상황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실랑이로 문제가 커졌을 시 경기 출전 불가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사정을 뒤로했다. 아무도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위협에 처한 여성에게 도움을 줬다.

정재복은 내달 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굽네 로드FC 074 대회 플라이급에 출전해 조준권(19)과 대결한다. 이 체급 챔피언 이정현(23)에 도전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중요 경기다.
 
그는 26일 CBS노컷뉴스의 관련 취재에 "당시 여자 친구 생각이 났다. 홀로 위협받은 여성분이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딸, 누군가의 여자 친구일  수 있다고 생각해 내가 도와야겠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할 일을 한 것 뿐"이라며 "운동선수이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폭행을 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상대를 제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여자 친구가 참 잘했다고 칭찬을 해줘서 좋은 일을 한 것이 실감났다"고 덧붙였다. "도움을 준 여성 B씨에게 감사 인사를 못 받아 서운하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그분이) 경황이 없었을 것이다. 인사를 들으려 한 일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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