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세종 예산 긴축엔 공감…복지·산업 투자에선 해석 갈려

여야 모두 세종 재정 악화 속 '선택과 집중' 필요성에 공감…긴축 기조 불가피
작년 예산 파행 원인은 민주 "집행부 소통 부재", 국힘 "정치적 대립"으로 평가 엇갈려
복지 확대는 여야 모두 공감하나, 민주 '성과관리 강화' vs 국힘 '재정 지속가능성' 강조
산업·교통 등 미래 투자 부문은 여야 공통으로 국비 확보·광역 협력 확대 주문
전 부서 10% 삭감에 민주 "경직·신규사업 위축", 국힘 "긴축 신호로 불가피"
최민호 시장 시정질문 불출석은 민주 '의회 무시' vs 국힘 '불가피한 일정' 입장 차

■ 방송 : 대전CBS <이슈 앤 톡> 표준FM 91.7, 홍성 99.3 (17:00~17:30)
■ 제작 : 손성경 PD
■ 진행 : 권오철 교수
■ 대담 : 세종시의회 김현옥 의원(민주당), 최원석 의원(국민의힘)

◇권오철: 더불어민주당 김현옥 의원, 국민의힘 최원석 의원 두 분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김현옥, 최원석: 네, 반갑습니다.

최원석 세종시의원. 세종시의회 제공

◇권오철: 네, 잘 오셨습니다. 첫 질문은 두 분께 함께 드리죠. 정례회에서 2026년도 세종시 예산안을 심사하고 계신데요. 이번 예산안, 어디에 방점을 두고 보시는지, 그리고 정례회 전체 분위기를 한 단어로 정리한다면 어떤 키워드가 떠오르시는지요. 김현옥 의원님부터 말씀해주시죠.

◆김현옥: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세수가 워낙 줄어서 저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선택과 집중으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권오철: 네, 선택과 집중. 키워드로 잘 정리해주셨습니다. 최원석 의원님은 어떠십니까?

◆최원석: 방금 제 표정 보셨나요?

◇권오철: 길게 갈까, 짧게 갈까 고민하신 듯했어요. (웃음)

◆최원석: 아니요. 저도 선택과 집중입니다. 이 부분은 여야가 마음을 같이할 수 있다고 봅니다.

◇권오철: 이 자체가 협치죠. 좋습니다. 그럼 키워드는 이렇게 짧게 짚었고요. 이제부터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작년 세종시 예산을 둘러싸고 삭감·재편 과정에서 집행부와 의회가 강하게 대립했고, 결국 파행까지 갔습니다. 김현옥 의원님, 다수당 입장에서 당시 핵심 원인은 뭐라고 보셨나요?

◆김현옥: 그래서 외부에서도 많은 우려를 표명했는데요. 당시로 돌아가 보면 다수당인 민주당은 시민의 전체적인 이익 구조, 체감할 수 있는 부분에 좀 더 중점을 두고 심사를 했습니다. 반대로 특정 사업에 집중하다 보니 마찰이 있었고요. 가장 중요한 원인은 '소통 부재'였습니다.

◇권오철: 소통 부재라면, 세종시장의 소통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김현옥: 집행 시장을 비롯한 집행부 전체입니다. 예산안이 오기 전에 의원들을 찾아와 설명하고, 협의점을 찾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 과정이 전혀 없었고, 촉박한 기간 안에 접점을 못 찾으면서 시민들께도 죄송한 상황이 됐습니다.

◇권오철: 그렇다면 올해는 작년 같은 일이 없어야겠죠. 소통이 제대로 작동하면 파행을 막을 수 있을까요?

◆김현옥: 당연히 그렇습니다. 여야 떠나 시민이 최우선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서울이든 세종이든 '쌍방향 소통'이 중요하고요. 갈등이 치달을 때 완화할 수 있는 일종의 조정 기구가 있다면 훨씬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김현옥 의원 페이스북

◇권오철: 최원석 의원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같은 당 입장에서 김 의원님의 진단에 공감하시는지요.

◆최원석: 저도 근본적인 이유는 소통 부재라고 생각합니다. 소통은 한 방향이 아니라 양방향이어야죠. 작년 파행의 핵심은 증감 수치가 아니라 '동의 없는 증감'이 이루어진 부분입니다. 예산 편성권자인 시청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고, 그러면서 파행이 발생한 겁니다.

◇권오철: 그렇다면 올해 예산 심사에서 국민의힘이 특히 강조하는 원칙은 어떤 부분입니까?

◆최원석: 세 가지로 정리합니다. 첫째, 사전 설명과 협의 절차의 투명성. 둘째, 증감액 근거의 명확성. 셋째, 정무적 판단이 아니라 시민 편익 우선의 심사입니다. 예산은 '누가 이겼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사업이 시민에게 도움이 되느냐의 문제입니다. 작년 같은 파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권오철: 이제 복지 예산 얘기로 가보겠습니다. 올해 복지·민생 예산이 9.2% 증가해 5,869억 원입니다. 재정 여건을 보면 과하다, 반대로 인구 구조를 보면 필요한 투자다. 평가가 갈리는데요. 김현옥 의원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김현옥: 양날의 검일 수 있습니다. 복지 예산이 늘어난 건 시민 복지가 촘촘해진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입니다. 다만 급격한 확대에는 '지속성'이 따라붙어야 합니다. 성과 지표가 정교해야 하는데 현재는 보이지 않습니다. 예결위원으로 예산안을 보니 미래전략산업, 라이즈사업도 금액이 크게 늘었지만 성과 지표가 너무 느슨합니다. 재정 건전성을 담보할 수 있을까 우려가 있고요. 집행 이후 평가와 피드백 시스템이 강화돼야 합니다.
 
◇권오철: 네, 성과 지표 문제를 짚어주셨는데요. 최원석 의원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최원석: 성과 지표가 수치상 명확하지 않다는 점은 일부 공감합니다. 하지만 세종시는 도시가 만들어진 지 10년 조금 넘었습니다. 아직 성장 단계입니다. 교통, 교육, 안전, 복지 기본 인프라가 완성되지 않은 시기라 투자 속도를 늦추면 성장 동력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투자는 기초체력을 만드는 '기반 투자'라고 보고 있습니다.

◆김현옥: 한 가지 덧붙이면, 세종시는 재정의 상당 부분을 지방교부세와 국고보조금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복지 예산이 늘면 수혜자 만족도가 함께 높아져야 하는데, 지금은 오히려 복지 기관에서 매일같이 예산 확대를 요구하며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본예산에 아예 편성이 안 된 것들도 있습니다. 그분들이 원하는 게 정량적인 수치로 보면 복지 예산이 많이 늘었지만, 정말 필요한 곳에 불효불급 없이 잘 쓰일 수 있느냐, 그래서 감시 기능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권오철: 네, 아까 두 분 모두 '선택과 집중'을 키워드로 꼽으셨는데요. 이번 예산안에서 의원님들이 생각하는 '선택과 집중'의 대상, 무엇인지 여쭤보겠습니다. 최원석 의원님부터 말씀하시죠.
 
◆최원석: 지금 말씀하신 복지 예산은 정부·시청 편성안에서도 증액됐습니다. 시민에게 꼭 필요한 부분이니까요. 반면, 미래전략산업 같은 분야는 세종시가 다른 지자체와 달리 주력·특화 산업이 부족합니다. 양질의 일자리도 부족하고요. 그래서 적극 투자와 유치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기초 체력이 강화되고, 전국적인 경제 위기에서도 버틸 수 있습니다. 이번 예산안은 복지·민생 9.2% 증액, 미래전략 산업도 증액됐기 때문에 시청이 나름 선택과 집중을 했다고 봅니다.

최원석 의원. 세종시의회 제공
◇권오철: 네, 경제·일자리 분야에 방점을 두셨군요. 김현옥 의원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김현옥: 복지는 경직성 경비가 많습니다. 인건비, 운영비 등 자동적으로 늘어나는 부분이죠. 중요한 건 예산이 늘었다고 해서 시민이 체감하는 복지 수준이 올라갔느냐입니다. 이는 성과 지표로 판단해야 하지만, 지금은 거의 없거나 느슨합니다. 또 하나는 예산 악화로 전 부서 예산을 일괄 10% 삭감했습니다. 어떤 부서는 10%를 견딜 수 있지만, 어떤 부서는 형평성만 이유로 무조건 10%를 깎으면 지속 가능한 사업이 경직될 수밖에 없습니다. 신규 사업도 못 하게 되고요. 시민에게 필요한 사업을 확장할 여력이 줄어드는 구조가 굳어질까 우려됩니다.

◇권오철: 네, 다른 의견도 있으신 것 같네요. 최 의원님 짧게 말씀하시죠.
 
◆최원석: 네. 예산과가 10% 감액 제출을 요구한 건 맞습니다. 다만 실제 편성 단계에서는 기획조정실이 다시 조정·재분배했습니다. 그래서 모든 부서가 10% 일괄 삭감된 건 아니라는 점은 정정하고 싶습니다.
 
◇권오철: 김현옥 의원님, 추가하실 말씀 있으신가요?
 
◆김현옥: 예, 예결위원 입장에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실링(상한)을 10%로 둔 건 맞고요. 금액 차이가 있지만 부서별 부담이 큽니다. 그리고 미래전략산업, 라이즈사업에 국비가 들어오면 시비 매칭도 필요하잖아요. 이 부담이 통합재정안정화기금으로 전가돼 기금 규모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는 결국 예산 경직을 보여주는 지표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권오철: 알겠습니다. 두 분 말씀 계속 이어가면 시간이 모자라니까 여기까지만 듣겠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죠. 최근 최민호 시장이 시정질문에 불출석하면서 절차 논란이 다시 불거졌습니다. 김현옥 의원님, 당시 상황 좀 설명해주시죠.
 
◆김현옥: 본회의장을 보신 시민들도 많을 텐데요.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고 봅니다. 시정질문은 시의원의 권리입니다. 시장께서 출석 의무와 절차적 정당성을 이유로 "답변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하셨는데, 저는 매우 안타까웠습니다. 본인 공약을 시민들께 설명할 좋은 기회였거든요. 절차 문제를 이유로 이석하신 건 매끄럽지 못했고, 지금도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권오철: 최원석 의원님, 다른 의견 있으시죠?
 
◆최원석: 네, 설명드릴 부분이 있습니다. 그날 시장님은 원래 시정질문에 응하실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오전 10시에 이재명 대통령이 전국 시도지사를 소집했습니다. 예산·교부세와 직결된 일정이었고요. 그래서 참석 일정이 바뀐 것입니다. 출석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는 건 사실과 다릅니다. 오전까지는 본회의에 참석하셨고, 정회가 길어지는 과정에서 원래 예정된 외부 일정을 소화하러 이동한 겁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긴급현안질의로 내용이 변경됐다는 절차 문제입니다. 기관 간 절차는 공문 형태로 이뤄지는 게 원칙인데, 절차 변경이 적절했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봅니다.
 
◇권오철: 김현옥 의원님, 짧게만 덧붙이실까요?
 
◆김현옥: 시정질의든 긴급현안질의든 의원은 한 달 정도 준비하고 미리 통보합니다. 그리고 시장의 이석 사유가 한 방송사의 시상식 참석이었습니다. 본인이 수상하는 것도 아니었고요. 대리 참석이 가능한 일정이었는데 그걸 이유로 자리를 비운 건 시민들이 납득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권오철: 알겠습니다. 더 이어가면 두 분이 따로 나가실 것 같아서요. (웃음) 이 주제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권오철: 알겠습니다. 끝으로 한 말씀 남겨주시죠. 최원석 의원님부터요.
 
◆최원석: 저는 이번 예결위에 들어가진 않지만, 산업건설위원회 예산을 심의하고 있습니다. 주민에게 위임받은 권한을 소중히 생각하며, 세종의 미래에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세종은 앞날이 큰 도시입니다. 이번 예산이 좋은 흐름을 해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권오철: 네, 김현옥 의원님.
 
◆김현옥: 재정 건전성이 최우선입니다. 세입이 줄어든 만큼 효율적 예산 운용을 보겠습니다. 불효불급 예산은 우선순위에서 밀릴 겁니다. 미래 먹거리도 중요하니 균형 있게 볼 거고요. 앞으로는 세종의 자족 기능을 키우고, 지속 가능한 도시가 되도록 예산을 꼼꼼히 살피겠습니다.
 
◇권오철: 네, 오늘 말씀 두 분 모두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세종시의회 김현옥 의원, 국민의힘 최원석 의원 두 분과 함께했습니다.
 
◆김현옥, 최원석: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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