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따뜻한 관심을"…군포청년, '맨발의 3살 아이' 구조했다

도로서 '길 잃은 아이' 발견하고 경찰 인계·보호
경찰, 정돈된 아이 머리보고 미용실 통해 부모님 찾아
신고자 "무심한 세상…서로에 관심 기울였으면"

경기 군포시에서 3세 남자아이의 실종 상황이 찍힌 CCTV 영상.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혼자 맨발로 거리를 방황하던 3세 아이를 도운 군포시 청년들과 기지를 발휘한 경찰의 따뜻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0월 8일 오후 1시 20분쯤 경기 군포시 금정동의 한 주택가 골목길.

내복만 입은 맨발의 3살 남자아이가 골목을 떠돌고 있었다. 대형 청소차 주변을 지나가던 아이가 청소차 뒤를 따라 큰길로 나가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주변을 지나던 박한균·심우철(35)씨는 아이를 보고 깜짝 놀라 바로 멈춰 세웠다. 승용차에 부딪힐뻔한 아이의 부모를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아이도 자신의 집을 말하지 못했다. 이들은 즉시 경찰에 상황을 신고하고 아이를 안심시키며 보호했다.

현장에 도착한 금정파출소 허정원 경위와 동료 경찰관 3명은 아이를 안고 주변을 수소문했지만, 부모를 찾지 못했다. 그때 허 경위는 짧게 정돈된 아이의 머리카락을 보고 기지를 발휘했다. 허 경위는 주변 미용실을 찾아갔고, 때마침 손님이 아이의 부모님을 알고 있었다.

손님의 도움을 받아 경찰은 아이의 집을 찾아갔다. 안방에서 외출 준비를 하던 어머니는 아이가 밖을 나간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어머니는 아이를 찾아 준 시민과 경찰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경기 군포경찰청이 3세 남자아이의 실종 상황을 확인하고 경찰을 도운 박한균·심우철(35)씨에게 신고유공자 감사장을 수여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요즘 다들 무관심하잖아요. 때로는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가 주변에 관심을 기울였으면 좋겠어요." 최초 신고자인 박한균씨는 경찰에 이 같은 감사의 말을 전했다.

김평일 군포경찰서장은 "자칫 안전사고나 실종 사건으로 이어질 뻔했다"며 "주변에 세심한 관심을 가진 시민들 덕분에 아이가 안전하게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경기남부경찰청은 박씨와 심씨를 '아동 안전 시민상' 후보자로 경찰청에 추천할 예정이다. 아동 안전 시민상은 경찰청과 비지에프리테일(CU편의점)이 협력해 아동 안전에 크게 이바지한 시민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