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말 퇴역 예정인 우리 해군의 첫 잠수함 장보고함(SS-Ⅰ·1200t급)을 폴란드에 무상 양도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국방부 관계자는 26일 장보고함의 퇴역 후 처리 방안에 대해 "방산수출 협력 차원에서 활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폴란드로의 무상 양도 가능성에 대해 부인하지 않은 채 세부 내용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해군도 "장보고함은 퇴역 이후 방산수출 협력 차원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폴란드 해군이 3000t급 잠수함 3척을 도입하는 8조원 규모의 '오르카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왔다. 유럽 국가에 잠수함 수출이 성공할 경우 K-방산의 위상은 한 차원 높아진다는 판단에서다.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잠수함 강국과 치열한 경합을 벌이는 가운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이르면 28일 이뤄질 전망이다.
1994년 작전배치 된 뒤 30년 넘게 운용됐지만 성능에 별 문제가 없는 장보고함을 폴란드 해군이 실습선 등으로 쓸 수 있게 함으로써, 한국 해군의 운용 능력을 입증하고 수주전의 우위를 차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달 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폴란드를 방문했을 때 이런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HDW사가 건조하고 1992년 우리 해군이 인수한 장보고함은 지난 19일 마지막 항해를 마치고 공식 퇴역 절차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