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서 상자 떨어지자 '펑!'…'일촉즉발' 경기남부 대테러 훈련

민·관·군·경 관계기간 공동 테러 대응 실시
수원월드컵경기장서 "다중시설 실전 훈련"
경찰 135명 투입…드론은 물론 '헬기 투입' 재현
경기도 "복합적 테러 위협 노출…실전 점검"

경기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25일 다중시설 화학 테러·협박 상황 등을 가정한 2025 경기남부 대테러 관계기관 합동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김수진 기자

경찰과 지자체가 다중이용시설에서 대규모 피해를 일으키는 드론 폭발물 테러와 협박 상황을 대비한 대테러 합동 훈련을 진행했다.

"좀 전의 폭발은 경고일 뿐. 지금 당장 100비트코인을 10분 내로 전송해라"

25일 오후 3시 경기 수원시 수원월드컵경기장 3번 출입구 일대.

20여 명의 시민이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입장하려는 순간, 정체모를 드론 2대가 인근 상공을 맴돌기 시작했다.

한 드론에서 손바닥 크기 정도의 상자가 떨어지자,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으며 출입구 주변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경기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25일 다중시설 화학 테러·협박 상황 등을 가정한 2025 경기남부 대테러 관계기관 합동훈련이 진행돼 드론이 이용되는 모습. 김수진 기자

이날 경기남부경찰청과 경기도, 국가정보원 경기지부가 공동 주관한 '2025 경기남부 대테러 관계기관 합동훈련'은 그야말로 실제 긴급 상황처럼 흘러갔다.

소방과 환경부, 군부대 등 총 11개 유관기관에서는 210여 명이 참여하고 헬기와 장갑차,소방차 등 장비 30여 대가 투입됐다. 이 가운데 경찰은 135명이 현장 대응에 나섰다.

폭발로 인한 관람객 대피 사이렌이 경기장 주변에 울려퍼지자 경기장 관할 경찰서인 수원 팔달경찰서가 경기남부경찰청장에게 상황을 즉시 보고했다. 이어 폭발로 인한 부상자를 구조하는 수원남부소방서의 119 구급대가 등장했다.

경기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25일 다중시설 화학 테러·협박 상황 등을 가정한 2025 경기남부 대테러 관계기관 합동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김수진 기자

테러 상황을 살피기 위한 경찰은 물론 군부대도 투입됐다. 헬멧을 착용하고 총기를 든 경찰과 군인은 지휘부의 수신호를 따라 신속하게 현장 수색을 진행했다.

폭발에 이어 추가 테러 협박이 접수된 상황도 재연했다. 협박범은 '비트코인을 보내라'고 지시함과 동시에 드론을 다시 투입해 화학물질 살포를 예고했다.

경찰특공대는 안티드론 장비를 사용해 해당 드론을 강제 착륙시킨 뒤, 1사단 화생방지원대와 경기도특수대응단, 한강유역환경청의 공동 대응을 요청했다.

이날 기상상황으로 인해 헬기 착륙은 재현하지 못했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투입된 경찰이 빠른 출동을 위해 상공에서 헬기를 띄워 로프를 타고 현장에 내려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공대 폭발물처리팀이 오염물 제거 작업을 하는 동안, 10여 명의 경찰은 방독면과 방호복을 착용하고 피해 지역의 경비를 책임졌다.

경기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25일 다중시설 화학 테러·협박 상황 등을 가정한 2025 경기남부 대테러 관계기관 합동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김수진 기자

훈련상황에서 가정한 오염물질은 1995년도 일본 도쿄에서 옴진리교가 일으킨 대규모 지하철 화학 테러 사건의 '사린 가스'다. 경기소방과 한강유역환경청은 해당 화학물질 독성을 제거하고 오염물질 분석을 진행했다. 제독 작업을 하는 살수차량이 현장을 지나가자 모든 대응 훈련은 마무리됐다.

경기남부청의 신속정확한 지휘로 이뤄진 훈련을 통해 각 기관은 물론 다중시설에 대한 테러 대응력이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기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25일 다중시설 화학 테러·협박 상황 등을 가정한 2025 경기남부 대테러 관계기관 합동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김수진 기자

황수영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관리본부장은 "일주일동안 모든 관계기관이 합동으로 훈련 준비를 하는 뜻깊은 경험이 됐다"며 "실전 상황에서는 더욱 긴밀한 협업을 할 수 있도록 예방과 대응 관리에 힘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훈련을 지휘한 황창선 경기남부경찰청장은 "최근 테러 양상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실전적인 훈련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종학 경기남부청 대테러계장은 "최근 경기남부에서도 백화점과 학교 등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폭발물 테러 협박이 게시돼 국민적 불안을 야기한다"며 "유관기관의 공조 체계 점검은 물론 최근 테러 양상에 효과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이날 훈련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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