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동기와 관련한 자료 확보 차원에서 25일 대검찰청과 순직해병 특검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윤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씨와 관련한 내용이 계엄 동기로 작용했는지 확인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내란특검은 박성재 전 장관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와 관련해 이날 오전부터 대검과 해병특검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전날엔 김건희 특검(민중기 특별검사)을 상대로도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박 전 장관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진행되는 압수수색이지만, 초점은 김씨를 향하고 있다. 내란특검 박지영 특별검사보는 "김씨가 계엄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거나 모의했다고 보고 수사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계엄의 동기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 관련된 혐의가 있어 자료 확보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특검은 지난해 5월 박 전 장관이 김씨로부터 받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복원했다. 해당 메시지에는 '이원석 전 검찰총장이 대통령실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자 이에 대한 항의성으로 김씨에 대한 신속 수사를 검찰 수사팀에 지시했고, 결국 수사팀 지휘부가 교체됐다'는 취지의 '지라시'가 담겼다.
이 전 총장은 지난해 5월 2일 김씨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전담 수사팀을 구성하라고 지시했다. 이 소식이 알려진 이튿날 윤 전 대통령은 박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었고, 열흘이 채 지나지 않아 박 전 장관 주도로 검찰 고위간부 인사가 단행됐다. 수사 지휘부는 대거 교체됐다.
김씨가 지라시를 박 전 장관에게 보낸 시점은 이 전 총장이 검찰 인사에 대한 불만을 '7초간 침묵'으로 표시한 다음날이다. 특검은 검찰 인사나 수사 과정에서 박 전 장관과 김씨 사이 교감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정황으로 평가한다.
특검은 이를 토대로 12·3 비상계엄의 목적이 '김씨의 사법리스크 방어'와 관련이 있다는 점을 박 전 장관도 인식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