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트럼프가 노래방에?…1분만에 실사같은 AI이미지 '뚝딱'

최근 선보인 구글 이미지 모델 '나노 바나나 프로'
실물·AI 구분 붕괴, 사진의 현실 증명 권위 '흔들'
'포스트잇·광원·그림자'까지 모사…벌써부터 '사기' 우려

구글 나노 바나나 프로로 제작했다면서 SNS에 올라온 생성 이미지들. 쓰레드 캡처

구글이 21일 공개한 이미지 생성 모델 '나노 바나나 프로(Nano Banana Pro)'가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얻고 있다. 현실 사진과 거의 구분이 어려운 수준의 생성 이미지 사례가 확산하면서, 중고 거래 사기와 인증 조작의 우려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나노 바나나 프로 출시 이후 4일 간 이 모델로 만들었다는 생성 이미지가 X(옛 트위터), 스레드, 인스타그램 등 SNS에 잇따라 공유되고 있다. 인물 사진, 청사진의 3D 모델링, 패션 룩북, 제품 스케치, 지도·건물 조망 사진 등을 1~2초 만에 생성한 사례가 올라왔다.

나노 바나나 프로는 지난 21일 구글 Gemini에 탑재된 제미나이 2.5 플래시(Gemini 2.5 Flash) 기반의 이미지 모델로, 검색창 하단에서 '이미지 생성하기(Generate image)'와 '사고 모드(Thinking)'를 선택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무료 사용도 가능하지만, 유료 이용자에 비해 생성 가능한 이미지가 제한된다. 기업·개발자는 제미나이 API, 버텍스 AI, 구글 AI 스튜디오와도 연동할 수 있다.

사용자들은 나노 바나나 프로로 생성한 이미지가 다른 생성형 AI 모델에 비해 실물 이미지 제작 성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SNS에서 AI가 유명 인물을 자연스럽게 합성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한 이용자는 X에 일론 머스크, 마크 저커버그, 사티아 나델라, 젠슨 황 등 글로벌 빅테크 수장이 한 술자리에서 '셀카'(본인 촬영 사진)를 찍는 생성 이미지를 공유했다. 나노바나나 프로가 실존 인물의 얼굴·질감·광원을 자연스럽게 재현하면서, 합성 여부를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도·건물 조망 이미지도 예외가 아니다. 한 이용자가 카카오맵 화살표 위치를 찍어 문구로 설명하자, 나노바나나 프로가 고공에서 화살표 위치를 바라본 한강 전경을 생성해냈다. 한 이용자는 댓글로 이제 "방구석에 누워 에베레스트 산 등반 인증샷을 올리는 시대가 왔다"고 감탄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이른바 '나노바나나 챌린지'가 퍼지며 "앞으로 지도 기반 사기까지 가능해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기자가 구글의 나노 바나나 프로를 활용해 제작한 생성 이미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가상의 모습. AI생성 이미지

기자가 실제로 나노바나나 프로에 "도널드 트럼프와 김정은이 회식 장면 분위기로 새벽 3시 노래방에서 음주가무를 즐기는 장면을 생성해달라"고 요청해 본 결과, 약 1분 후 현실과 동일해 보이는 고해상도 합성 사진이 즉시 출력됐다. 두 사람이 술상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웃는 모습까지 정교하게 구현됐다.

이에 중고거래 등 사기 피해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집중되고 있다. 'RTX 5090 그래픽카드 실물 인증샷'을 모방한 게시글에서 박스 위의 포스트잇 필기, 손 그림자, 광원 반사까지 완벽하게 표현된 합성 이미지를 연달아 게재했다. 이 이용자들은 "AI 중고 사기 전성시대가 열렸다", "이제 포스트잇 인증도 의미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나노 바나나 프로로 제작한 생성 이미지는 우측 하단에 Gemini 로고가 찍힌 채 만들어진다. 그러나 이런 이미지는 그림판에서 로고를 삭제하면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어 사기 피해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구글 나노 바나나 프로의 경우, 한국어 프롬프트에 강력하게 반응한다는 점에서 국내 사기 피해가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점차 생성 이미지의 성능이 현실과 동일한 수준에 이르면서, 사진의 권위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실과 가공의 경계가 무너지고 현실을 증명하는 사진의 역할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플랫폼에서 활용해 온 '손 인증', '메모 인증', '실내광원 검증' 등은 모두 AI의 생성 이미지로 재현 가능한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온라인 인증 문화 자체가 붕괴되는 것 아니냐", "중고 거래는 앞으로 직거래가 필수"라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기술 확산 초기임에도 하루 만에 10건이 넘는 생성 사례가 공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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