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USMCA 재검토에 韓기업들 불안 "연장해야 대미 투자 안정"

연합뉴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멕시코, 캐나다와의 자유무역협정을 연장하지 않거나 개정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 협정을 활용해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해온 한국 기업들이 미국 정부에 협정 유지를 당부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내년 7월 1일 예정된 USMCA 공동 검토를 앞두고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다음달 3~5일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미국무역대표부(USTR) 홈페이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USMCA가 미국을 비롯한 북미 지역에서 삼성의 투자와 통합 공급망 구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미국이 USMCA 기준을 충족하는 제품에 대한 무관세 원칙을 재확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삼성은 멕시코 티후아나와 케레타로에서 TV, 모니터, 생활가전 등을 생산해 미국에도 수출하고 있다.

멕시코에서 생활가전과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LG전자도 USMCA 기준을 충족하는 자동차 부품은 50% 세율의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면제해달라고 요청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에 첨단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할 때 USMCA가 중요한 고려 요인이 됐다면서 미국이 USMCA의 유지와 지속성을 우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에 추진 중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등의 대미 투자 계획을 거론하면서 "(USMCA) 협정 연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장기 계획에 실질적인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에 소속된 기아차는 멕시코에서 만든 차량을 미국에 수출한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타결해 2020년에 발효한 USMCA는 3국이 2026년 공동 검토를 통해 협정의 연장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으며 연장하지 않기로 합의할 경우 2036년에 폐기된다.

산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캐나다와의 교역 상황에 불만이 많은 만큼 USMCA를 크게 바꾸려고 하거나 연장하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한다.

이 경우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에 수출해온 기업들의 관세 부담이 커지고 공급망 전략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USMCA는 3국 내에서 조달한 비중이 일정 기준 이상인 제품에 서로 무관세 혜택을 제공하는 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조달 비중을 늘리라고 할 경우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생산한 제품이 무관세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다자 협상보다 각개 격파가 가능한 양자 협상을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USMCA 연장을 협상하는 대신 멕시코, 캐나다와 개별적으로 무역 합의를 체결하면서 USMCA가 한미 FTA처럼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의 회담에서 USMCA를 재협상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아니면 그냥 다른 합의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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