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대북방송, 바보짓…흡수통일 얘기 왜 하나"[박지환의 뉴스톡]


[앵커]
중동과 아프리카 4개국을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마지막 방문국인 튀르키예에 도착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전용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간의 성과와 소회 등을 밝혔는데요.

튀르키예 앙카라 현장 연결해
자세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이준규 기자.

[기자]
네, 튀르키예 앙카라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 나와있습니다.

[앵커]
우선 이번 순방 내용부터 살펴보죠. 이재명 대통령, G20 정상회의를 모두 마치고, 곧바로 튀르키예로 이동했군요?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나스렉 엑스포센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제3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자]
네. 이재명 대통령은 어제까지 이틀 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의 1, 2, 3세션에 모두 참석했습니다. '연대·평등·지속가능성'을 주제로 열린 이번 정상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개발도상국의 성장을 위한 경제선순환, 기후위기 등 글로벌 재난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 인공지능(AI) 활용 혜택의 배분, 핵심광물의 공급국과 수요국의 혜택 공유 등을 주장하며 연대와 포용을 강조했습니다.

[앵커]
이 대통령은 이번이 G20 정상회의 첫 참석인데, 이번 회의에서 오는 2028년 G20 의장국으로 수임됐죠?

[기자]
네. 이번 남아공 G20 정상회의에서는 향후 의장국에 대한 수임도 이뤄졌는데요. 내년은 미국이, 2027년은 영국이, 그리고 2028년에는 한국이 의장국을 맡게 됩니다. 이 대통령은 내년부터는 G20 준비를 위해 어느 정도 개최지의 윤곽을 잡고 준비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지난 달 열린 경주 APEC 정상회의 때와 같이 서울이 아닌 지방도시에서 개최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이 G20 의장을 맡게 되면, 이미 올해 역할을 수행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 APEC 정상회의 의장을 포함, 한국 정상으로는 최초로 세계 최정상급 국제기구의 의장을 3차례 맡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게 됩니다.

[앵커]
그렇군요. 기내 간담회 소식으로 가보죠. 이번 순방에 대한 성과에 대한 질문이 안 나올 수가 없을텐데, 이 대통령의 평가는 어땠습니까?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다음 방문지인 튀르키예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서 순방 기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자]
이 대통령은 튀르키예로 향하는 밤샘 이동 길 중에 기자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이번 순방의 의의를 묻는 질문에 "중동은 우리 외교의 한 중요한 축"이고 "이번에 방문한 3개국은 역시 중동지역의 핵심 국가"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가장 성과가 좋았던 곳으로는 첫 방문국인 아랍에미리트를 꼽았습니다. 강훈식 비서실장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가서 미리 주요 의제에 대한 사전 작업을 진행하면서 AI 데이터센터 200억 달러, 방산 150억 달러 등 수출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 주요했다는 평가입니다. 이집트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준비 없이 정상회담에 임했지만, 건설적인 논의가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회담 시간이 당초 예정보다 2배 가까이 길어졌는데, 알시시 대통령이 그 자리에서 3~4조원 규모의 카이로 공항 확장계획을 알리며, 한국기업이 확장 공사는 물론 운영까지 해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이번 중동 순방국의 공통점 중 하나는 우리와의 방산 협력인데요. 이번 순방의 주요 관심사이기도 합니다. 관련 언급은 없었습니까?

[기자]
이 대통령은 한국의 이른바 K-방산에 대한 각국 정상들의 관심도를 묻는 질문에 한국의 방산은 괄목할 만큼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 우위를 가지고 있다며 기술 수준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도 뜨겁다고 전했는데요. 방산 제품을 파는 입장인 이 대통령 뿐 아니라, 구매자인 외국 정상들이 직접 K-방산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매우 놀라워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중동지역을 비롯해 아프리카, 남미 등에서 급작스러운 안보 사태 발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수요 또한 늘어나고 있고, 단순 무기 수입 뿐 아니라 협업에 대한 요구도 생겨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입니다.

[인서트 : 이재명 대통령 : "말씀드린 것 처럼 다른 나라도 이 방위산업, 특히 우리의 무기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고, 공동개발, 공동생산, 공동판매, 시장개척에 관심들이 많아요"]

[앵커]
그런데 이 대통령, 이번 간담회에서 작심하고 쓴소리도 했다면서요?

[기자]
네.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 외교에 대해 실무진의 준비가 부족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이집트는 "우리 실무진들도 크게 기대를 안 했던 것 같다"며 "우리가 미리 좀 구체적으로 노력하고 사전 준비를 철저히 했더라면, 또 오랫동안 교류 협력을 축적해왔더라면, 지금의 이집트-한국 관계를 훨씬 넘어서는 더 밀도 있는, 더 큰 협력이 가능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깊은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특정 국가와의 외교에 나설 때 부처들을 비롯해 기관들이 유기적으로 협업하지 못하는 점도 비판했습니다. 이 대통령의 목소리 직접 들어보시죠.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다음 방문지인 튀르키예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서 순방 기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서트 : 이재명 대통령 "대한민국이 대외관계 관리가 분절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따로 다 나눠져 있어요. 따로 다 놀고 있어요.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 좀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외교분야를 정리하고"]

[앵커]
오늘 밤부터 본격 외교 일정이 시작되는 튀르키예에서는 도착 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 내용이 보도됐는데, 남북 관계에 대해 통일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했군요?

[기자]
네. 이 대통령은 남북간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행위에 대해서도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며 쓴소리를 했는데요. "대북방송을 왜 하나. 서로 방송해서 괴로운데 그런 바보짓이 어디 있나", "흡수해서 뭐 하나. 흡수통일 할 생각 없다", "미전향 장기수 나이들이 다 90이 넘어서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는 분들인데 자기 고향으로 가겠다는 것을 뭘 막느냐"는 등 거침없는 표현으로 관계 개선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특히 최근 북한의 3중 철조망 설치 등 움직임이 윤석열 정권 당시의 적대적 정책 때문이라고 비판하며, 그때 쌓은 업보 이상의 노력을 통해 어떻게든 교류를 이끌어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이 대통령의 남은 외교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이 대통령은 한국 시각으로 오늘 밤 10시부터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상회담과 공식 만찬 등에 나섭니다. 내일은 한국전 참전 기념탑 헌화와 동포간담회를 마친 후 7박 10일 간의 4개국 순방을 마무리합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튀르키예 앙카라 현지에서 이준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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