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곳곳 대형 산불 위험 최고조

양양 산불 진화 중인 산림청 진화대원. 강원도 제공

강원 양양과 인제 산불로 축구장 면적 82배 규모에 달하는 산림이 잿더미로 변한 가운데 산간과 동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대형 산불' 발생 가능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24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6시 16분쯤 강원 양양군 서면의 한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약 16시간 만인 이튿날 오전 10시 20분쯤 주불이 잡혔다.

산림당국은 일몰 후 헬기 투입이 어려운 탓에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방화선을 구축하고 산불 확대 저지에 총력을 기울였다.

당시 양양군은 산불 지역 인근 5개 마을 330가구, 600여 명의 주민들에게 재난 안전 문자를 통해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할 것을 권고했다.

날이 밝자 헬기 26대를 순차적으로 투입한 끝에 불길을 잡았으며 산림당국은 잔불 정리와 뒷불 감시 체제로 전환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며 산불 피해 면적은 현재까지 22.5㏊로 집계됐다.

강원 인제 기린면 산불 진화 작업 모습. 산림청 제공

지난 20일 오후 5시 23분쯤 인제군 기린면 현리 야산에서도 불이 나 산림 36㏊를 태우고 약 17시간 만에 꺼졌다.

산림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8가구 12명을 인근 마을회관으로 대피시켰으며 인명피해는 없었다. 불은 인근 컨테이너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두 산불 모두 뒷불감시체제로 전환된 가운데 산불 발생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불 현장에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고 있고 불씨가 남아있을 수 있어 자칫 재발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산림당국 등에 따르면 양양 산불의 경우 등산로 실화, 인제는 컨테이너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각각 추정되고 있으나 관계 기관과의 정밀 합동 감식이 아직 이뤄지지 않아 섣부르게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북부지방산림청 인제국유림관리소 관계자는 "현재 추정 단계일 뿐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서 산불방지기술협회와 경찰, 소방이 합동 감식을 진행해야 한다"며 "아직 산불이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 뒷불감시를 통해 잔불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컨테이너로 인한 화재로 밝혀질 경우 소유자 조사 등 수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동부지방산림청 양양국유림관리소 관계자도 "잔불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뒷불감시 체제가 마무리되면 합동 감식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강원 산간과 동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건조특보와 강풍이 불어닥치면서 '대형 산불' 발생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

현재 강원 중·북부·남부 산간 전역과 동해안 6개 시·군으로는 건조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오는 25일 산간지역을 중심으로 순간 풍속이 초속 20m에 달하는 거센 바람이 불겠으며 강원도 대부분 지역이 초속 15m 이상의 강풍이 불 것으로 예보됐다.

산림청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건조한 날씨와 강풍이 지속되고 있고, 작은 부주의가 큰 산불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불법 소각 행위와 화기 사용을 절대 삼가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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