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52개 시군 농민 수천명이 서울 도심에 모여 정부의 농업 정책을 비판하고 실효성 있는 기후재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등 9개 단체가 모인 '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의 길(이하 농민의길)'은 22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2025 전국 농민대회'를 열었다. 숭례문에 집결한 5천여명(주최 측 추산)은 △농정 대전환 △농촌파괴 에너지 정책 중단 △농지법 개정 중단 △미국 개방농정 철폐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하원오 농민의길 상임대표는 "대통령을 바꿔도 끝나지 않는 내란 농정에 맞서 싸우겠다"라며 "기후 재난 근본 대책을 수립하고 생산자인 농민 중심의 농정 대전환을 실현하라"고 주장했다.
소복을 입은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은 "해마다 반복되는 기후 전환과 농업 재해는 일상"이라며 "콩, 배추, 무, 쪽파 등 일부 품목이 농업 재해 인정을 받았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보상 기준으로 농민들의 가슴에 피멍이 들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농식품부가 적용하는 보상 기준은 천부당만부당하다. 과수 농가에 대한 보상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대학생 오지영씨는 "농민의 삶은 지난 3월 전국농민회총연맹의 남태령 트랙터 행진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며 "정권이 바뀌어도 생산비는 오르고 농산물 가격은 여전히 불안하다. 남태령에서의 깨달음을 잊지 않고 농민과 연대하겠다"고 했다.
집회 후 농민들은 지게에 쌀 포대를 이고 장구 등 전통악기 공연을 펼치며 숭례문 앞에서 을지로1가 교차로까지 행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