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의 역사를 품고 있는 김제 만경교회가 오랜 염원 끝에 '순교기념관'을 세우고, 21일 준공 감사예배와 개관식을 열었다. 기념관은 6.25 한국전쟁 당시 순교한 15명의 신앙인들을 추모하고 기념하기 위해 건립됐다.
준공 감사예배에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박선영 위원장과 교단 관계자, 순교자 유족, 지역 교계 인사 및 성도들이 참석했으며, 예장 합동 부총회장 정영교 목사가 설교를 맡았다. 정 목사는 "무너져가는 한국교회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하고 무엇을 남겨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며 "만경교회 순교자들이 죽는 순간까지도 예수를 증거한 것처럼 우리도 복음의 증인으로, 작은 예수로 살아가자"고 말했다.
만경교회 전철희 담임목사는 "민족의 비극인 6.25 한국전쟁 기간 중 순교한 김종한 목사를 비롯한 15분의 순교자들을 기억하고 기념하기 위한 순교기념관이 혼탁한 시대에 우리의 신앙을 돌아보며 순교신앙을 전하고 가르치는 교육의 장이 되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새로 개관한 순교기념관은 나눔의 광장과 순교광장, 전시실로 구성됐다. 나눔의 광장은 성도들과 지역 주민, 순례객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대화하며 교류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설계됐다. 이곳에는 이탈리아 조각가 안드레아 로지가 제작한 생명나무가 설치돼 상처와 증오를 넘어선 화합과 용서, 부활을 상징한다.
순교광장은 순교자들의 시신이 발견된 우물과 방공호를 모티브로 설계된 공간이다. 교회 측은 이 공간이 "단순히 순교자들의 죽음을 기념하는 공간이 아니라 부활 영광을 상징하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방문객들은 빛과 그림자만으로 연출된 공간에서 태양의 고도와 날씨, 계절 변화에 따라 매번 다른 모습으로 순교자들과 만나게 된다.
전시실에는 김종한 목사, 강성진 장로, 강춘길 집사 등 15명의 순교자들에 대한 정보와 만경교회의 역사가 기록돼 있다. 기념관은 순교신앙을 계승하고 교육하는 역사적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