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27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어 이달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10·15 대책' 한 달 만에 다시 가격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는 서울 부동산 시장, 고환율 지속으로 인한 금융안정 리스크 상승, 성장률 상향 전망 등이 겹치면서 이달도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내년에 금리 인하 기조를 조기에 끝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부동산 불안…서울 집값 상승폭 4주 만에 확대
10·15 부동산 대책 시행 이후 한동안 둔화하던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다시 오름폭을 확대했다.
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11월17일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0.20% 올랐다.
매매가 상승률은 10·15 대책 발표 직후인 10월 셋째 주(10월20일 기준) 0.50%로 고점을 찍은 뒤 넷째 주(10월27일 기준) 0.23%, 11월 첫째 주(11월3일 기준) 0.19%에 이어 직전 주에 0.17%까지 축소 흐름을 이어가다 4주 만에 다시 확대로 전환했다.
대출규제 강화와 2년 실거주 의무로 거래가 위축되고 매물은 줄었지만 '똘똘한 한 채' 수요가 여전하고 선호지역 중심으로 일부 거래가 높은 가격에 이뤄지는 영향인 것으로 시장은 분석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 다수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금리 인하 시 주택시장 가격 상승 기대를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추가 부동산 대책 효과를 포함해 수도권 주택시장 등을 좀 더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이달 금리 동결 가능성에도 힘이 실린다.
계속되는 고환율…1470원 돌파, 1480원대 위협
계속되는 원화 약세 상황도 금리 동결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두 달 가까이 1400원대에 머물고 있는 원달러 환율은 이번주엔 1470원을 돌파하며 1480원대를 위협하고 있다.
환율이 지난해 12월 계엄 당시 전고점인 1480원대까지 치솟을 경우 통화당국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할 명분이 사라지게 된다.
문다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 상단은 계엄 당시 전고점인 1480원이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달러 강세폭 대비 원화 약세 압력이 이미 누적된 만큼 상단에 가까워질수록 당국의 개입 경계감도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달 금통위에서 상향 조정이 예상되는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금리 동결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내년 성장률 상향 가능성↑…금리 인하 여지 남기나
올해 성장률은 기존 0.9%에서 1.0%로, 내년 성장률도 기존 1.6%에서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국제통화기금(IMF)은 이미 내년 성장률을 1.8%로 제시했고, 한국금융연구원(2.1%)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2%) 등 일부 기관은 2%를 넘는 성장을 예상했다.
시장 관심은 이번 금통위 회의에서 내년 성장에 대한 한은 전망과 기준금리 인하 여지를 남길지 여부에 모아지고 있다.
특히 금통위가 3개월내 포워드 가이던스를 통해 금리인하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두는지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한은이 이달 발표하는 수정 경제전망에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8%로 높일 경우, 잠재성장률과 같은 수준이 돼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필요성은 사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성장률 회복과 부동산·환율 불안 등으로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내년에 한차례 인하에 그치거나 인하 기조를 조기 종료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11월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할 것"이라며 "다만 회의에서는 성장률 전망치 상향 등에 따라 점차 인하 속도가 완만해진다는 시그널을 주겠지만 내년 인하 기대는 여전히 남겨둘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