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엔비디아의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에도 불구하고 2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AI 투자 거품'에 대한 불안감 등의 영향으로 급락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우량주 벤치마크인 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6% 하락했고,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지수는 전장에 비해 0.84% 떨어졌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15%나 급락했다. 나스닥의 장중 변동 폭도 최근 들어 가장 컸다.
전날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깜짝 실적'을 발표했던 엔비디아는 이날 개장 직후 급등하는 듯 했으나 결국 3.11% 하락으로 장을 마감했다.
올해 강세를 이어왔던 팔런티어와 로빈후드가 이날 각각 5.85%, 10.11% 떨어진 것을 비롯해 매그니피센트 7을 포함한 주요 기술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AI 관련 빅테크의 고평가 논란이 다시 부상하며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AI 거품론'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AI 거품론'은 엔비디아의 매출이 일부 소수 고객사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엔비디아로부터 투자받은 돈으로 엔비디아의 칩을 사들이는 '순환 거래'의 성격을 갖고 있어 '위험성'이 있다고 보는 시각이다.
여기다 리사 쿡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이사도 이날 "주식과 회사채, 레버리지 론, 주택을 포함한 여러 자산 시장에서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평균보다 높다는 게 우리의 평가"라며 "현재, 내 인상은 자산 가격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가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반도체, IT, 수출 중심 기업 비중이 높은 한국 증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삼성전자, SK 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 주가가 급등하면서 지수 상승을 견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