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0일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충북지역에서도 학교 급식과 돌봄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날 점심시간을 맞은 청주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은 급식실이 아닌 교실에서 샌드위치와 빵, 음료 등 간단한 식사로 끼니를 때웠다.
급식과 돌봄을 전담하는 학교비정규직 노조 등이 동시 총파업에 들어가면서 이날 하루 급식이 전면 중단됐기 때문이다.
대체식을 받은 아이들은 그저 신기한 듯 해맑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3학년 문모(10) 군은 "처음에는 간편식이 나온다고 해서 당황스러웠는데 막상 먹어보니 맛있었다"며 "간편식도 맛있지만 그래도 급식이 더 맛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반 김모(10) 군은 "같은 반에서 친한 친구들과 점심 식사를 같이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며 "다만 급식보다 양이 조금 적어서 중간에 배가 고플 것 같다"고 했다.
집에서 개인 도시락을 챙겨온 아이들도 있었다.
우모(10) 양은 "오늘 학교에서 급식 파업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시고 엄마가 도시락을 싸주셨다"며 "빵이나 음료수 같은 간편식도 좋지만 엄마가 직접 만들어주신 도시락이라 더 맛있었다"고 웃음을 지었다.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에는 6156명의 교육공무직이 학교급식조리사 등 40개 직종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번 파업에는 1352명(21.96%)이 참여했다.
이에 따라 급식을 실시하는 학교 508곳 중 절반에 가까운 237곳(46.7%)에서 대체 급식이 시행됐다.
돌봄 교실도 일부 차질이 빚어졌다.
도내 늘봄 운영 학교 255곳 가운데 31곳에서 이날 대체 교육 프로그램이 제공되거나 돌봄 서비스가 운영되지 못했다.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은 파업에 대응하기 위한 상황실을 설치하고 긴급 사안 발생 등에 대응하고 있다.
급식과 돌봄, 특수교육, 유아교육 등과 관련해선 지역·학교별 여건 등을 고려한 자체 방안을 마련해 교육 활동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충북교육청은 김태형 부교육감을 총괄로 파업 대응 TF를 구성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전국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임금 인상과 복리후생 개편을 요구하는 릴레이 총파업에 들어갔다. 이날 서울·인천·강원·세종·충북에 이어 21일에는 광주·전남·전북·제주에서 파업이 진행된다.
이들은 임금 인상과 명절휴가비 지급, 비정규직 차별 해소, 복리후생 개편 등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