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스케치로 기록해온 이장희 작가가 15년 만에 두 번째 '서울 책'을 내놨다.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서울미래유산보존위원으로 활동해온 이 작가의 신간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 두번째 이야기'는 2011년 출간된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 이후 20여 년간 이어온 작가의 서울 스케치 여정이 집대성된 결과물이다.
첫 책이 경복궁·인사동·정동 등 사대문 안 중심의 '역사도시 서울'을 소개했다면,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시공간을 넓혀 용산·한강·신용산·서울로·대학로 등 현대적 장소와 옛 흔적이 공존하는 풍경을 담았다.
특히 120여 년간 일반인의 접근이 금지됐던 용산 미군기지 내부를 직접 취재·스케치해 기록으로 남긴 대목은 눈길을 끈다. 작가는 관계자 협조로 기지 내부를 수차례 답사하며 "사라지는 서울의 마지막 장면을 반드시 남겨야 했다"고 적었다.
책에는 800여 컷의 현장 스케치가 실렸다. 성곽길과 골목, 적산가옥을 개조한 카페, 사라진 밤섬의 기록, 아파트 개발에 밀려난 옛 우물터,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금성부동산·성우이용원 등 오래된 생활공간까지 세밀하게 포착했다. 여의도 샛강생태공원, 서울로7017, 용산철도병원 리모델링 등 '과거와 개발의 균형'을 보여주는 새 지점들도 함께 다룬다.
이 작가는 "여행자가 아닌 생활자의 시선으로 본 서울을 담고 싶었다"며 "발길 한 번만 돌리면 시작되는 동네 풍경에도 이 도시가 가진 시간의 결이 살아 있다"고 말했다.
저자는 서울 곳곳의 나무와 계절 풍경을 함께 소개하며, '보행자가 걷기 좋은 서울'에 대한 바람도 담았다. 그는 책에서 "봄날의 서울은 걸어야 이해되는 도시"라며 "자동차 중심의 도로를 걷기 좋은 거리로 바꾸는 것이 미래 서울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한다.
이장희 지음 | 문학동네 | 41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