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결혼 문화는 예비부부의 취향·스토리가 담긴 맞춤형·개성형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맞춤형 경험(Personalized Experiences)'이 결혼 트렌드로 자리 잡았고, 국내에서도 비용 부담을 낮추고 가족·지인 중심으로 의미 있는 예식을 치르려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공공예식장 2년 새 5배 확대
서울시는 이 흐름에 맞춰 공공시설을 활용해 개성 있는 결혼식을 올릴 수 있게 지원하는 '더 아름다운 결혼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공공 장소를 예식 장소로 활용할 수 있게 단장하고 있다. 2023년 11곳에서 2024년 24곳, 2025년에는 61곳으로 공공예식장을 대폭 늘렸다. 2년 만에 5배 이상 확대된 셈이다. 61곳 가운데 47곳이 무료다. 유료인 곳도 7~180만원 수준이다. 이러다보니 이용 건수 역시 29건(2023년) → 106건(2024년) → 225건(2025년)으로 증가했고, 내년에도 벌써 430건의 결혼식 예약이 완료됐다.
결혼 예식이 가장 활발히 열린 공공예식장은 △북서울 꿈의숲 △서울시립대 자작마루 △성북 예향재 △서울한방진흥센터 △은평역사한옥박물관 등으로 조사됐다. 자연과 한옥 등 공간 특성이 살아 있는 장소들이 인기를 끌며, 일부는 1~2년 전부터 예약이 마감될 정도다.
입소문 아직 타지 않은 '숨은 보석'들 많아
다만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숨은 진주 같은 곳도 많다. 서울시는 예비부부들이 눈여겨볼 만한 공공예식장으로 다음 장소들을 꼽았다.
| 서울시 숨은 공공예식장 |
| ⊙서울숲 설렘공원 : 도심 속에서 자연과 사색의 분위기를 살린 특별 공간 ⊙어린이대공원 포시즌가든 : 사계절 꽃과 수목이 돋보이는 녹음 가득한 정원 ⊙문화비축기지 : 산업 유산의 감성과 독특한 분위기를 담은 공간 ⊙서울수상레포츠센터 루프탑 웨딩홀 : 한강 조망이 탁 트인 야외 루프탑 |
이들 공간은 컨셉이 뚜렷하고 기존 예식장과 차별화돼 있지만, 아직 입소문을 타지 않아 예약이 여유로운 편이다.
공공예식장 '언박싱' 커플에 최대 300만원 지원
서울시는 공공예식장의 매력을 더 널리 알리고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내년부터 '첫 예식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아직까지 예비 신혼부부들에게 한 번도 선택받지 못한 공공예식장에서 첫 번째 결혼식을 올리는 커플에게 최대 300만 원을 지원하고, 플라워·장식 등 공간 연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예비부부에게는 초기 예식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는 실질적 혜택이다.
마채숙 서울시 여성가족실장은 "코로나 이후 결혼 건수가 늘며 예약난이 커진 상황에서 공공시설을 통해 합리적이고 개성 있는 결혼문화를 확산시키겠다"며 "청년이 결혼하기 좋은 서울을 만들기 위한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