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태백에서 차박 캠핑을 하러 온 부부가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가운데 본격적인 겨울철을 앞두고 캠핑 중 가스 중독 사고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9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36분쯤 태백시 혈동 태백산 유일사 탐방로 입구 주차장에서 "차량 안에 사람이 있는데 인기척이 없다"는 행인의 119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소방당국은 차량 내부에서 50대 A씨와 40대 B씨를 발견했으나 이미 숨진 상태였다. 발견된 차량은 일명 '차박텐트'가 연결된 상태였으며, 차 뒤쪽으로는 난방기기가 작동 중이었다.
두 사람은 부부 사이로 전날 저녁 태백산 일대에서 차박 캠핑을 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해 숨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는 매년 겨울철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2월 9일 오전 8시 30분쯤 정선군 화암면 화암리 한 휴양지에서 C(54)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닷새 전 캠핑을 하러 간다던 형이 설 연휴가 되어서도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동생의 실종 신고를 받고 수색을 벌인 끝에 한 텐트에서 숨진 C씨를 발견했다. C씨는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해 1월 15일 오후 1시 58분쯤 강릉시 주문진의 한 글램핑장에서도 일가족 5명이 일산화탄소 중독 추정 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발생한 캠핑 가스 중독 사고는 153건(사망 28명)으로 집계됐다. 장소별로는 텐트가 79%(121건)로 가장 많았으며 차량 20%(31건)이 뒤를 이었다.
이들 대부분은 밀폐된 실내 공간에서 가스 난로 또는 화로, 숯 등을 사용하다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차량 및 텐트 내 석탄·목재류 사용을 자제하고 난방기기 사용 시 수시로 환기할 것을 당부했다. 일산화탄소 감지기를 우선 설치하고 보일러 및 난로연통 이음매 부근 가스 누출 여부도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소방본부 관계자는 "일산화탄소는 무색·무취·무미로 사람이 인지할 수 없으며, 소량에 노출만 되도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강한 독성의 기체"라며 "캠핑 또는 야외 취침시 가스와 등유, 난방기기 사용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