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들의 올해 기부금이 작년보다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금액을 기부한 기업은 삼성전자였으며, 기부 증가 폭이 가장 컸던 기업은 SK하이닉스로 집계됐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19일 매출 기준 500대 기업 중 기부금 내역을 공시한 218개사를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까지 누적 기부금은 1조 1652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 1244억원) 대비 3.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들 기업의 누적 영업이익은 125조 8429억원에서 142조 2897억원으로 13.1% 증가했다.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인 것과 달리, 기부금 증가 폭은 제한적이었다. CEO스코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는 커지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기부 여력이 줄어든 기업도 적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올 들어 1104억원을 기부하며 최대 기부 기업으로 꼽혔다. 한국전력공사(1092억원), 현대차(1069억원) 역시 1천억원 이상을 기부했다. 이어 SK하이닉스(590억원), 기아(561억원), 포스코(478억원), LG생활건강(345억원), HD현대중공업(321억원), 한국수력원자력(307억원), 강원랜드(225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기부금을 가장 많이 늘린 기업은 SK하이닉스였다. 지난해 410억원에서 올해 590억원으로 180억원(43.7%) 늘었다. AI 메모리 반도체 호황으로 역대급 실적을 거두면서 사회공헌 활동도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수력원자력(156억원), 포스코(136억원), HD현대삼호(123억원), 포스코홀딩스(110억원) 등도 기부금을 늘렸다.
반면 한국전력공사는 전년 대비 기부금이 452억원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삼성전자(-308억원), LG화학(-143억원), 한일시멘트(-82억원), HD현대중공업(-70억원), HD현대오일뱅크(-68억원), 대한항공(-55억원), LG에너지솔루션(-55억원) 등도 기부액을 축소했다.
업종별로는 업황 영향이 뚜렷했다. 조선·기계·설비 업종은 영업이익이 70% 넘게 증가하며 기부금도 21.8%(233억원) 늘었고, 철강 업종 역시 영업이익 개선에 힘입어 40.3%(180억원) 증가했다. 반면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석유화학 업종은 기부금을 39.4%(209억원) 줄였고, 건설·건자재 업종도 26.0%(165억원)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