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오면 고민"…도지사 거론 속 문진석, 충남 구상 제시

충남 국감…문진석 "통로 암거 505곳 개선 약속 이끌어내"
중부권 동서횡단철도는 예타·예산 미흡…"내년 5차 철도망 포함 총력"
천안역 증·개축, 5차례 유찰 끝 착공…"원도심 활성화 마중물 될 것"
GTX-C 천안 연장 "민자 아닌 재정사업으로 전환 필요"…정부도 검토 입장
공공기관 2차 이전 "수보다 시너지"…환경·문화기관 충남 유치 강조
차기 충남지사 거론엔 "지금은 시기 아냐…기회 오면 고민하겠다"



문진석 의원실 제공

 ◇권오철: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 자리하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문진석: 네, 안녕하세요?

◇권오철: 최근 국정감사에서 충남 교통망과 공공기관 이전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졌습니다.
올해 국감에서 의원님이 관철시킨 성과 한 가지, 그리고 아직 과제로 남은 점 한 가지 꼽으신다면요?
 
◆문진석: 우리 충남 지역은 고속도로가 지나는 구간마다 '통로 암거' 문제가 늘 따라다녔습니다. 고속도로가 지역을 가로막아 도시가 단절되고, 교통 안전 문제도 계속 제기돼 왔습니다. 그래서 국감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고, 도로공사로부터 "충남 지역 통로 암거 505개소에 대해 실태조사를 하고, 국비 지원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약속을 끌어냈습니다. 이게 하나의 성과라고 할 수 있고요.
 
아쉬운 점은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건설 사업의 조기 추진을 거듭 촉구하고 공감대도 어느 정도 만들었지만, 예비타당성 조사와 예산 반영 등 실행 단계 진전이 아직 미흡하다는 점입니다. 내년 발표될 제5차 철도망 계획에 꼭 이 사업이 포함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권오철: 원내 수석부대표를 두고 있는 천안 지역이니, 말씀하신 사업들 꼭 성과를 내시길 바라겠습니다. 국정감사 이야기 하나만 더 짚어보죠. 최근 충남 국감에서 김태흠 지사와 여러 의원들 사이 공방 장면이 유튜브 등을 통해 많이 회자됐습니다. 그 상황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문진석: 저도 잠깐 영상으로 봤습니다만, 공직자는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에게 겸손한 태도를 갖는 게 맞다고 봅니다. 국민을 대신해 질문하는 자리인데, 오히려 소리를 높이거나 따지는 모습은 공직자의 자세로서 적절치 않습니다. 좀 더 차분하고 겸손한 태도로 임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권오철: 앞서도 말씀하신 부분인데요, 지금 예타 통과나 기본계획 승인, 또 올해 안에 가시적인 일정이 잡힐만한 사업이 또 있습니까?

◆문진석: 네, 올해 안에 당장 눈에 띄게 성과가 나올 사업은 아직은 많지 않아 보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통로 암거 개선의 경우, 도로공사에서 현재 실태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 중이고, 이걸 본격적으로 추진하려면 도로법 개정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고요. 중부권 동서횡단철도는 내년 6월 발표될 제5차 철도망 계획에 포함되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때 빠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 이게 지금으로선 가장 중요한 일정입니다.
 
◇권오철 : 네, 알겠습니다. 요즘 천안에서는 도심 철도 지하화 논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존 선로 때문에 도심이 단절되고 주민 불편도 큰 상황이죠?
 
◆문진석: 경부선 철도가 천안 도심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구조입니다. 그러다 보니 도시와 생활권이 분리되고, 주민 이동·접근성이 떨어지고, 비산먼지 같은 환경 문제도 계속 제기돼 왔습니다. 그래서 철도 지하화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상당히 형성돼 있습니다만, 전체 면적이 약 73만㎡, 축구장 100개 정도 되는 규모입니다. 이 정도 규모의 지하화 사업을 하려면 우선 재원 조달이 가장 큰 문제이고, 사업성을 검토해 보니 사업성이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나왔습니다. 지하화가 되면 도시 단절 해소, 도시공간 재창출, 교통·환경 개선, 지역 발전 등 장점이 많은 건 분명하지만, 역시 막대한 비용과 낮은 사업성이 가장 큰 난관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권오철: 그래서 앞서 특별법 제정과 선도 사업 지정 추진 이야기도 하셨는데요. 내년 상반기 안에 행정 절차상 윤곽이 확실히 나타나겠습니까?
 
◆문진석:네, 내년 상반기 중에 선도 사업 대상 지역 선정과 계획 수립에 착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 시점에 다시 한 번 천안 철도 지하화 사업을 강하게 타진해 볼 생각입니다.
 
◇권오철:알겠습니다. 이번에는 천안역 증·개축 사업으로 가보겠습니다. 지난해 일부 예산이 확보됐지만,여전히 공정이 늦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현재 상황은 어떻습니까?
 
◆문진석 : 지난 4년 동안 매년 약 48억 원씩, 지금까지 거의 200억 원 가까운 예산이 편성돼 있습니다. 문제는 국가철도공단이 입찰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5차례나 유찰이 됐다는 점입니다. 유찰될 때마다 국토부·철도공단과 협의해서 입찰 기준을 완화하는 등 여러 조정을 했고, 그 결과 올해 7월에 착공식까지 진행했습니다. 다만 현재 운영 중인 역사이다 보니 대체 주차장 확보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아 한두 달 정도 공사가 늦어진 건 사실입니다만, 지금은 공사가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천안역 투시도. 천안시 제공

◇권오철 : 천안역 증·개축이 마무리되면 시민들이 가장 체감할 변화는 무엇일까요?
 
◆문진석 : 그동안 천안역은 20년 넘게 사실상 '임시 역사' 신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조감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정말 명품 역사로 거듭나게 됩니다.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확충은 기본이고, 무장애 동선과 첨단 안내 시스템이 도입됩니다. 또 환승센터와 연계해 KTX·일반철도·광역전철·시내버스·택시 간 이동이 훨씬 편리해집니다. 동부광장이 제대로 된 광장 기능을 하게 되면 사람이 모이고, 사람이 모이면 상권과 활력이 생깁니다. 낙후됐던 원도심을 되살리는 하나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권오철 : 기대가 됩니다. 또 하나, 수도권과의 연결 사업도 빼놓을 수 없죠. 바로 GTX-C 노선의 천안 연장 문제입니다. 지역민들의 관심이 큰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문진석: 지금 GTX 본선 사업 자체가 총 사업비 문제로 2년 넘게 첫 삽도 뜨지 못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제가 국정감사에서 "이 사업을 민자사업이 아니라 국가 재정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고, 국토부도 "적극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습니다. 올해 연말까지는 정부 입장을 지켜보려 하고요. 재정사업으로 전환되면 지자체 부담만으로는 어려웠던 부분을 국비 지원으로 상당 부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권오철 : 비용 대비 수요 논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국비·민자·지방비 분담 구조는 어느 정도로 구상하고 계신지요?
 
◆문진석: 아직 분담률이 확정된 건 아닙니다. 다만 정부와 천안시는 국비·민자·지방비가 함께 참여하는 일종의 3중 구조 혼합 재원 방식을 기본 틀로 검토하고 있다, 이 정도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천안시 제공

◇권오철: 알겠습니다. 균형발전 측면에서 또 하나 중요한 게 공공기관 2차 이전 문제입니다. 충남이 혁신도시로 지정된 이후에도 실질적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이번 2차 이전에서는 어떤 기관을, 어떤 기준으로 유치하는 게 목표입니까?
 
◆문진석: 윤석열 정부는 지난 3년 동안 '지방시대위원회'를 만들어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충남에 44개 기관 이전을 약속해 놓고 결국 단 한 곳도 오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을 다시 짜서 추진해야 할 텐데요.
 
충남에 기관을 '많이 유치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우리 지역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관이 오느냐입니다. 예를 들어, 서해안에는 화력발전소, 각종 석유화학 시설이 밀집해 있으니 한국환경공단, 한국탄소중립진흥원,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같은 환경·에너지 관련 기관이 오면 좋겠고요. 또 공주·부여 일대는 백제문화의 중심지이고 서해안 관광 자원도 풍부합니다. 여기에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등 문화·관광·콘텐츠 관련 기관이 이전해 온다면, 문화·관광 정책의 중심을 서울이 아니라 충남에서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봅니다.
 
◇권오철 : 다만 아직 정부 용역 결과도 나오지 않았고, 충남 차원의 전략 논의도 필요한 상황입니다. 의원님 말씀하신 것처럼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지역 내 논의, 예를 들면 충남 지역 국회의원들끼리의 협의 같은 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문진석 : 아직까지는 이 부분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권오철 : 그렇군요. 지역 정치권에서는 의원님을 차기 충남지사 후보군으로 꼽는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이 부분 어떻게 보십니까?
 
◆문진석 : 저는 천안 지역 국회의원으로서 충남 발전, 그리고 도민의 삶의 질 향상에 늘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고, 지금은 출마 여부를 논의할 단계는 아니라고 봅니다. 도민 여러분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시기와 여건이 맞는 기회가 온다면 그때 고민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권오철: 그렇지만,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생각보다 높은 지지율이 나오는 걸 보고 의원님도 느끼시는 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문진석: 네, 기대와 관심이 있다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제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충남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그걸 먼저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권오철: 일단은 올해는 지나봐야 알겠다는 입장으로 이해해도 되겠습니까?
 
◆문진석: 충남지사를 해야만 충남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국회의원으로서도 충남 전체 지역을 아우를 수 있고, 충남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제가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그걸 먼저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권오철: 현재는 국회에서 원내 수석부대표 역할도 하고 계시니까요. 마지막 질문이 될 것 같습니다. 충남·천안의 국회의원으로서 보시는 충남의 미래, 어디로 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문진석: 충남은 지리적으로 대한민국의 중심입니다. 이제는 지리적 중심을 넘어 산업·문화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봅니다. 전국을 잇는 교통망도 잘 갖춰져 있고, 이 기반 위에 AI, 반도체, 2차전지 같은 첨단산업을 키우고, 서해안의 에너지, 내륙의 첨단산업이 함께 어우러지는 자립형 경제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조금 원론적인 얘기일 수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여기서 살아도 충분히 행복하다"고 도민 한 분 한 분이 느낄 수 있는 지역을 만드는 것입니다. 기업이 성장하고, 삶이 행복해지는 충남, 그리고 무엇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살 수 있는 충남을 만드는 것이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권오철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문진석 : 네, 고맙습니다.
 
◇권오철 : 지금까지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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