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탁구 간판 장우진(세아)과 대기만성의 이은혜(대한항공)의 초대 챔피언 등극으로 마무리된 '2025 두나무 프로탁구리그'. 한국프로탁구연맹(KTTP)이 야심차게 추진한 이번 대회는 탁구 프로화의 성공에 대한 가능성과 함께 과제를 동시에 확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프로탁구리그는 지난 2022, 2023년 한국실업탁구연맹 주관으로 2시즌 동안 펼쳐진 바 있다. 당시는 기업팀과 지방자치단체팀으로 나뉘어 남녀 총 27개팀이 리그를 소화했다.
2년이 지나 KTTP가 새롭게 주관한 프로탁구리그는 10개 기업팀이 참여했다. 남자부는 국군체육부대, 보람할렐루야, 한국마사회, 세아, 화성도시공사, 미래에셋증권 등 6개팀 36명, 여자부는 한국마사회, 미래에셋증권, 화성도시공사, 대한항공 등 4개팀 26명이 나섰다.
삼성생명 남녀팀과 남자부 한국거래소, 한국수자원공사, 여자부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빠졌다. 임종훈, 안재현, 오준성(이상 한국거래소), 조대성(삼성생명), 유한나, 김나영(이상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의 소속팀이다. 여기에 한국 탁구 최고 스타 신유빈(대한항공)도 참가하지 않았다.
다소 불안한 시선 속에 출발한 프로탁구리그는 시리즈1, 2를 거쳐 왕중왕전인 파이널스까지 펼쳐졌다. 특히 '2025 두나무 프로탁구리그 FINALS IN 광명시'가 열린 경기도 광명시민체육관에는 3일 동안 평균 700여 명의 팬들이 찾았다. 최고 4만 원인 티켓에 대한 문의도 적잖았다.
단체전이 아닌 개인전으로 리그가 치러져 선수들의 동기 부여가 이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파이널스 미디어 데이에서 장우진, 박규현(미래에셋증권) 등 선수들은 우승 상금 2000만 원에 대해 "동료들과 스태프에게 한번 쏘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올해 프로탁구리그는 파이널스 총상금 7400만 원을 비롯해 시리즈1에는 총상금 1억 원이 걸렸다.
올해 리그는 실내 스튜디오 특설 경기장에서 스포츠 프리젠테이션(SPP)를 활용한 무대 연출이 이뤄졌다. 스카이스포츠와 네이버 치지직, 유튜브 등을 통해 중계됐다. 인스타그램 등 연맹의 SNS 채널에 올라온 쇼츠 영상 등을 통해 유시우(화성도시공사)는 얼짱 스타로 큰 인기를 모았다.
경기에서도 차세대 간판의 약진과 베테랑의 건재 등 신구 조화가 이뤄졌다는 평가다. 시리즈1에서는 20살 박규현과 이다은(한국마사회)이 남녀부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시리즈2에서는 30살의 장우진, 31살 양하은(화성도시공사)가 정상에 올랐다. 파이널스에서는 장우진과 30살 이은혜가 우승했지만 박규현, 23살 우형규, 20살 이승미(이상 미래에셋증권), 18살 박가현(대한항공) 등 젊은 선수들이 4강에 진출했다.
장우진은 "이런 대회가 국내에서도 열려 마치 국제 대회를 치르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가 되고 국제 대회를 치르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참가하지 않은 팀과 선수들이 있는데 이번 파이널스를 보고 부럽게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은혜도 "항상 경기장에서 인사해주는 팬들에게도 감사하고 계속 지켜보시고 응원 많이 해달라"며 관중석을 메운 팬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프로연맹 현정화 총괄위원장은 "부족한 점도 없지 않았지만 훌륭한 출발을 했다고 믿는다"면서 "첫 시즌 성공을 위해 노력한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고 이 정도면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고 총평했다. 이어 "선수들이 훌륭한 기량으로 팬들과 소통하는 파티 같은 자리를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으로 출발했는데 그렇게 됐고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대회 운영에 미숙한 부분도 있었다. 경기 후 선수들에게 팬들이 몰려 사인을 요청하는 등 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점 등이다. 일부 선수들은 "다음 경기를 위해 휴식을 취해야 하는데 관중이 계속 사인 요청을 하시는 바람에 당황스러웠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대로 올해 참여하지 않은 팀들과 선수들의 합류도 과제다. 최고 스타 신유빈을 비롯해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모두 출전해야 명실상부한 프로 리그로 거듭날 수 있다.
연맹 안국희 사무총장은 "내년에는 예산을 더 확보해 운영도 보완하고 시리즈도 5개 정도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외국인 선수도 영입하고 다른 팀들의 참여도 늘려 더욱 다양한 플레이를 팬들에게 선보일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