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서 '방산 수출' 전면에…대선 공약 현실화 속도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한-UAE 확대회담을 위해 회담장에 들어서는 모습.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중동·아프리카 순방 첫 일정으로 아랍에미리트(UAE)를 찾아 방위산업과 인공지능(AI) 협력을 핵심 의제로 내세운 가운데, 대통령실은 약 150억 달러(약 22조원) 방산 수주 성과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대선 때부터 공언해온 '글로벌 방산 4대 강국(G4)' 전략이 중동 시장에서 본격 궤도에 오른 것으로 평가된다.

이 대통령은 18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첨단산업 분야 양해각서(MOU) 7건을 체결했다. 방산 분야는 구체화가 필요해 담기지 않았지만 원전 신기술·AI·전략산업 분야 공동 협력 기반을 다지는 내용이 포함됐다.

대통령실은 비공개 양자 회담에서 모하메드 대통령이 방산 협력을 크게 확대하자고 제안했다는 내용도 공개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현지 브리핑에서 "150억 달러 이상 규모의 방산 사업에서 우리 기업의 수주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공동 개발, 현지 생산, 제3국 공동 수출 등 완성형 가치사슬 협력 모델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UAE는 한국과 '특별 동반자 관계'를 맺은 중동 내 핵심 협력국으로, 그동안 원전 사업과 아크부대를 중심으로 군사·안보 분야 교류를 이어왔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한-UAE 확대회담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한국은 양국의 '100년 동맹'을 위해 전방위적 협력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국방·방산·AI·원자력·보건·의료 등 중요 분야에서 공동 번영을 위해 거침없이 나아가자"고 말했다. 모하메드 대통령은 한국의 원전 사업 성과를 언급하며 "우주·AI 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싶다"고 화답했고, 국방 협력 확대 의지도 분명히 했다.

이번 성과의 배경에는 대통령실이 지난달부터 운영해온 '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 파견'이 있다. 이 대통령은 강 비서실장을 특사로 임명해 유럽과 중동의 주요 방산 협력국을 직접 방문하도록 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특사 방문국들과 추진 중인 방산 도입 규모는 총 562억 달러(약 82조)에 달한다. 대통령실은 방산이 국방·안보를 넘어 금융 등 산업 전반과 연계되는 만큼 폭넓은 수출 지원을 위해 비서실장을 특사로 임명했다는 설명이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지난 18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한 호텔의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 전략경제협력 특사 성과 관련 브리핑을 하는 모습. 왼쪽은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대통령 직속 방산 수출 컨트롤타워 설치', '방산수출전략회의 정례화' 등을 공약하며 직접 방산 수출을 챙기겠다고 했다. 취임 직후 그는 "남에게 기대지 않고 자주적 방산 역량을 확고히 해야 한다"며 방산을 '평화·안보 전략'이자 '미래 먹거리'로 규정했다. 지난달에는 "방산은 미래 경제 전장의 승패를 가를 핵심 동력"이라며 대규모 투자와 제도 혁신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19일 삼성전자·한화·SK 등 국내 주요 기업인들과 함께 하는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일정을 마치고 이집트·남아공·튀르키예 순방에 나선다. 방문국 대부분은 한국산 무기 구매국 또는 잠재적 수요국으로, 방산·AI 중심의 경제 외교를 '중동-아프리카-유럽'으로 확장해 미래 성장 협력망을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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