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국빈방문을 수행 중인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18일(현지시간) 양국 정상회담을 통해 "기대되는 성과가 인공지능(AI) 협력 200억 달러, 방산 수출 150억 달러, K-컬처는 시장가치로 환산할 경우에 704억 달러 등 총 1천억 달러가 넘는다"고 밝혔다.
강 실장은 이날 아부다비 프레스센터 브리핑을 통해 "원화로는 150조원에 달하는 만큼 이번 정상회담은 단순한 우호 과시에 멈추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경제동맹의 출발이 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로 이번 정상회담에 앞서 지난 13일 UAE에 입국한 강 실장은 모하메드 빈 자이드 나흐얀 UAE 대통령을 직접 예방하고, 양국 간 협력의 다음 단계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는 등 준비작업에 나섰다.
이어 UAE의 한국 담당 특사인 칼둔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과, 칼둔 청장이 배석시킨 UAE 국무장관, AI·보건의료 담당 장관, 방산 업무 담당 첨단기술연구위원회 사무총장 등과 면담하며 정상회담을 계기로 성사된 AI·우주탐사·원자력 등 7개 분야 양해각서(MOU) 체결의 밑작업도 진행했다.
강 실장과 특사단에 동참한 대통령실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 은 UAE 측이 추진 중인 "초기 투자규모가 2천억 달러, 약 30조원에 달하는 UAE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한국 측이 참여해 함께 AI와 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 수석에 따르면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전력공급과 공조시스템 등 인프라 구축 등을 위한 초기 투자 규모는 200억 달러, 약 30조원에 달한다.
하 수석은 관련 질문에 "200억 달러는 1기가와트 기준이고, 5기가와트까지 확장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투자규모가 150조원으로 예상이 된다"며 양국이 "공동으로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자고 했기 때문이 우리 기업들이 훨씬 더 우선적인 형태로 참여한다고 보면 된다"고 답했다.
실질적인 경제효과는 양국 기업 간 세부적인 계약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하 수석은 "양국은 정부, 기업, 전문기관 등으로 구성된 각 분야별 워킹그룹을 연내에 조속히 구성해 실질적 성과를 도출하기로 했다"며 가시적인 성과가 올해 안에 도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방산 수출 150억 달러와 관련해 강 실장은 "지금까지의 단순 수출·구매 구조에서 벗어나 산업적인 측면에서는 '공동 개발, 현지 생산, 제3국 공동 수출'을 추진하고, 한국 국방 장비에 대한 UAE의 독자적인 운영 능력 확보를 지원하기로 인식을 함께 했다"며 "이러한 완성형 가치사슬 협력모델 구축으로 150억 달러 규모 이상의 방산 수출 사업에 우리 방산기업의 수주 가능성을 높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체결된 MOU에는 당초 기대와 달리 방산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강 실장은 양국 정상간 비공개 단독회담에서 "모하메드 대통령이 좀 더 많은 협력을 방산과 관련해서는 요청하셨다. (합의 내용이) 구체화되려면 시간이 좀 필요해서 오늘 MOU에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모하메드 대통령은 "한국과 협력을 더욱더 확대하고 그 지평을 넓히고자 하는 분야는 바로 국방"이라며 "UAE에 주둔하고 있는 아크 부대의 활동을 높이 평가하며, 이런 종류의 협력이 더욱더 확대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해 추후 방산 협력 규모가 더욱 커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강 실장이 기대성과를 704억 달러로 언급한 K-컬처의 경우 구체적 사업과 관련한 수치가 아닌 '시장가치'이고, 2030년이 기준이기 때문에 실질적 효과를 특정하기 어렵다.
강 실장도 704억 달러는 "K-컬처는 시장가치이기 때문에 그 가치를 우리가 다 가져올 경우"에 해당하는 수치라며 "방위산업 수출과 AI 협력으로 대략 50조원 정도의 (수익)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졌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UAE 측이 "AI를 기반으로 첨단산업, 기술, 의료, 우주·항공, 방산까지 포괄하는 신개념 복합 클러스터인 가칭 'UAE K-시티(City)' 조성 제안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했다"며 "K-시티를 통해 UAE는 미래산업 분야에서 지식·기술 기반 허브로 성장하고, 한국은 신흥 시장 확장 및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새로운 교두보를 확보하게 된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