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김용범 정책실장이 18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딸에게 임대주택 살라고 말하고 싶으냐"고 묻자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말라"며 격노했다. 김병기 운영위원장과 우상호 정무수석이 옆에서 말렸지만, 한참 고성이 오갔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김 실장에게 "따님이 전세 살고 있는데 전세금은 누가 모은 것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김 실장은 "딸이 저축을 한 게 있고 제가 조금 빌려준 게 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다시 "이 정부가 얘기하는 갭투자로 집을 사셨죠"라고 물었고, 김 실장은 "갭 투자가 아니다. 제가 중도금 다 치러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다시 김 실장의 딸을 거론하며 "지금 따님한테 임대주택 살라고 얘기하고 싶으세요"라고 물었고, "내년 정부 예산에서 청년 전세가 될 수 있는 정부 대출, 정책 대출을 거의 다 잘랐다. 전세자금에 청년들이 보탤 수 있는 디딤돌, 버팀목 대출의 경우 3조 원 이상을 잘라냈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이에 김 실장은 "제 가족에 대해서 그런 식으로 하지 마세요"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또다시 "모든 부모님들의 마음은 내 아들도 딸도 전세 살아서 집 사는 주거 사다리 올라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는 것"이라며 "국민들을 가족처럼 생각한다면, 정책 대출을 그렇게 줄여 놓으면 청년들은 월세나 임대주택 가라는 것이냐, 왜 전세를 못 가게 막느냐"고 따졌다.
그러자 김 실장은 "딸을 거명해서 꼭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다. 정부에서 청년을 위한 대출을 줄인 게 없는데, 무엇을 줄였느냐"며 "전 정부에서 너무나 방만하게 운영된 것을 저희가 6·27 대책으로 정리한 건데, 어떻게 가족을 엮어서 그렇게 말씀하시냐"고 반발했다.
다시 김 의원은 "엮는 게 아니라 역지사지"라고 했고, 이에 김 실장은 "저는 갭투자 안 한다고 말했다. 제 딸도 갭투자 한다는 식으로 의원님이 엮지 않았느냐"며 "공직자 아버지를 두고 평생 눈치를 보는 딸에게 갭 투자가 무슨 말이냐, 갭 투자를 하지 않았다"고 고성을 쳤다.
이에 김병기 운영위원장과 우상호 정무수석 등이 김 실장을 말렸지만 그는 계속해서 항의했고, 김 위원장이 소리를 치며 "지금 뭐 하는 것이냐, 여기가 정책실장이 화 내는 곳이냐"고 말한 뒤에야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같은 자리에 있던 우 수석은 "가족 문제는 서로 예민한 것이니 이해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고, 김 위원장도 "서로 한계는 지켜 주시기 바란다"며 수습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