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은 되고, 남원은 안 된다?" 경찰직협 감찰 두고 형평성 논란

경찰청, 지난 4일 제2중앙경찰학교 국회토론회 참석한 8명 감찰
민관기 경찰직협 위원장 포함 8명…조사는 각 지방청에서 진행
경찰청 "일부 지역 지지는 공정성 침해" VS 직협"아산은 문제 안 삼아…의도 불순"

중앙경찰학교. 연합뉴스

제2중앙경찰학교 설립을 두고 전북 남원과 충남 아산 등 후보지들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경찰이 관련 토론회에 참석한 현직 경찰관 등을 감찰하고 있다.
 
18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민관기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위원장 등 협의회 관계자 8명의 감찰을 진행 중이다. 조사는 각각 소속된 지방청에서 이뤄지며, 전북 경찰은 이 중 한 명의 감찰을 맡았다.
 
이번 감찰은 이들이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제2중앙경찰학교 남원 유치를 위한 국회 토론회에 참석한 것을 두고, 경찰청의 지침 위반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진행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경찰청은 지난 3일 '제2중앙경찰학교 설립 추진 관련 특정 행위 금지 지시'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해 "제2중앙경찰학교 설립 추진을 두고 특정 후보지 유치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공개적인 의사표시를 금지한다"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다.
 
경찰청은 "민관기 위원장을 포함한 8명의 직협 관계자들이 지침을 어기고 토론회에 참석해 제2중앙경찰학교 남원 유치를 지지했으니, 지시를 어긴 것이다"라며 감찰 사유를 밝혔다.
 
전북 남원시는 19일 운봉 허브밸리 일원에서 영‧호남 경찰 직장협의회와 함께 제2중앙경찰학교 유치 염원 결의대회를 열었다. 남원시 제공

경찰청의 결정을 두고 직협 관계자 A씨는 "지난 7월 아산 유치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을 때에도 현직 경찰관이 토론회에 참석했지만, 그때는 감찰 얘기가 없었다"며 "남원 유치를 지지하는 토론회에 참석한 것을 두고서만 감찰을 진행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또한 "직협이 남원시와 맺은 업무협약(MOU)을 문제삼아 감찰을 진행할 것이라는 얘기도 들려오는데, 우리는 지금껏 많은 지자체 등과 업무협약을 맺어왔기에 문제가 없다"며 "유독 남원 유치 토론회에 참석한 것을 두고 문제를 삼는 것은 다른 의도가 있는지도 의심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 위원장을 비롯한 감찰 대상자들은 필요할 경우 직권남용 등으로 고발에 나설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역 간 유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현직 경찰관이 어느 지역을 지지하고 나서면 공정성 시비가 붙을 수 있기에 지침을 내린 것이다"라며 "지난 7월 아산 유치 국회 토론회 당시 현직 경찰관의 참석을 두고 문제가 불거졌기에 남원 유치 토론회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지침을 내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업무협약 관련 내용은 감찰 내용에 포함되지 않고, 지침 위반을 가지고만 감찰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라며 "자세한 내용을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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