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의 올해 마지막 A매치도 흥행 참패 위기에 처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나와의 친선경기를 치른다. 올해 마지막 A매치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18일 자정 기준 가나전 티켓은 약 2만8000장 남아 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약 6만6000석을 수용하는 가운데, 판매된 티켓은 3만8000여장으로 예매율은 58% 수준이다.
전날 자정 기준 예매율 역시 약 58%로 거의 변동이 없다. 경기 당일 예매와 현장 판매 등을 감안하더라도 매진은 어려울 전망이다. 결국 가나전은 관중석을 절반 가까이 비워둔 채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가나전 관중석을 가득 메우지 못할 경우 A매치 8경기 연속 매진 실패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지난 7월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을 제외해도 5경기 연속이다. A매치 마지막 매진은 지난 3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4만1581명)이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김도훈 감독 체제였던 지난해 6월 중국과의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최종전(6만4935명)이 마지막이었다. 축구협회는 서울월드컵경기장 5경기 연속 매진 실패 위기에 놓였다.
축구대표팀은 한국 축구의 간판 손흥민(LAFC)을 비롯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재성(마인츠), 황희찬(울버햄프턴) 등 황금 세대가 구축된 2022 카타르 월드컵 전후로 거의 매 경기 매진 행진을 달렸다.
하지만 지난해 9월 홍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팔레스타인전 이후로 흥행 추락을 이어갔다. 당시 홍 감독 선임 과정을 둘러싼 논란과 축구협회의 행정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면서 팬심은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향한 팬들의 야유도 멈추지 않고 있다.
결국 축구협회는 지난달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에서 흥행 참패를 당했다. 손흥민이 A매치에 데뷔한 2010년 이후 역대 최소 관중 기록(2만2206명)이라는 굴욕을 떠안았다.
앞서 지난달 10일 브라질전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모처럼 6만3237명의 구름 관중이 모였다. 하지만 이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호드리구(이상 레알 마드리드) 등 스타 선수들의 영향이 컸다.
지방으로 눈을 돌려도 흥행 실패는 마찬가지였다.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이 펼쳐진 지난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 약 4만2000석을 수용하는 이곳을 찾은 관중 수는 3만3852명이었다.
지난 2023년 6월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엘살바도르전 이후 2년 5개월 만에 펼쳐진 '지방 A매치'다. 최근 수도권에 집중됐던 A매치가 모처럼 지방에서 열렸다. 그동안 아쉬움이 컸던 지방 팬들에겐 반가운 소식이지만, 매진을 이루진 못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가나전이 펼쳐질 오후 8시 기온은 1도, 체감온도는 영하 4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추운 날씨가 흥행 실패의 원인이라는 분석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추위라는 악조건만 놓고 본다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다. 본질적인 흥행 실패의 원인은 축구협회의 행정 난맥에 있다.
일부 팬들은 감독과 축구협회장 교체를 원하지만, 현시점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올해 마지막 A매치에서 만족할 만한 경기력으로 성난 팬심을 달래는 수밖에 없다.
홍 감독 역시 최근 흥행 부진에 대해 "모든 구성원들의 마음이 편할 순 없지만, 결과적으로는 우리가 잘해야 한다"며 "우리가 잘해서 팬들이 찾아올 수 있게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