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치러진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시각장애 수험생용 점자 문제지의 보조수단으로 제공되는 음성파일에서 괄호문자 표기 방식이 사전 안내 없이 시험 당일 특수문자(유니코드) 표기 방식으로 바뀐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에는 자신을 '2026학년도 수능에 응시한 중증 시각장애 수험생'이라고 밝힌 고3 한모(18) 군의 글이 올라왔다. 한 군은 "이번 수능에서 문제지의 특정 표시 문자 표기방식이 사전 공지 없이 변경됐다"며 "기존에는 (가), ㄱ 등을 해당 특수문자가 아닌 한글로 직접 표기했으나, 특수문자로 표기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표기방식이 특수문자로 변경되면서, (스크린리더기) 찾기 기능으로 해당 지점을 검색할 수 없게 됐고, 화살표 키로 전체 지문을 순차적으로 들으며 탐색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해 제한된 시험시간 내 문제 해결에 실질적 장애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중증 시각장애인은 점자 문제지를 제공받지만, 긴 지문 문제를 풀 때 시간 절약을 위해 스크린리더기를 사용한다. 이번 수능에서 점자 문제지를 제공받은 중증 시각장애인은 총 13명이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 관계자는 "수능 출제 당국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표기방식이 특수문자로 변경될 경우 중증 시각장애 수험생들에게 읽기 청해도(聽解度)를 높일 수 있다'는 시각장애인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서 표기방식을 바꾼 것으로 안다"며 다만 "시행과정에서 일부 중증 시각장애 수험생들에게 불편함이 있었을 것 같다"고 밝혔다.